기막힌 밤, 메밀꽃 추억 속으로, 평창 효석문화제는 사랑 되찾는 곳[함영훈의 멋·맛·쉼]

효석문화제에 가면, 소설 ‘메밀꽃 필 무렵’ 한 장면을 연출할수도 있다.


효석문화제 주무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평창이 낳은 천재소설가 이효석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중요 모티브를 ‘물레방앗간, 기막힌 밤’으로 설정했다.

그날을 계기로 ‘동이’가 태어난 줄도 모르고, 봉평장에서 만난 청년이 듬직하게 자신을 업어다 개울을 건너줄때, 허생원은 그 넓은 청년의 등으로부터 특별한 따스함을 느끼면서 장터에서 한두마디 나눴던 호구조사의 퍼즐, 그 기막힌 운명의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한다.

달빛아래 메밀밭은 소금을 뿌려놓은 듯 했고, 이 정취는 봉평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꼭꼭 숨겨두었던 허생원의 가슴을 뭉클하게, 요동치게 한다.

동이 탄생의 비밀을 대충 알 무렵, 동이가 어머니 계신 곳으로 간다하니, 허생원도 냅다 목적지를 바꿔버린다.

주인공은 허생원이지만 동이의 탄생과 스무살 청년의 인생이 소설을 끌고 간 ‘메밀꽃 필 무렵’은 가슴 느꺼운 스토리라인 뿐 만 아니라, 아름다운 강원도 전원풍경이 잘 그려져 있어, 가히 노벨상 감이었다.

우연이 필연이 된, 꽤나 의미있던 동이 엄마와의 사랑 과정, 유일한 베드신을 이효석은 ‘기막힌 밤’ 딱 네 음절로 끝내는 절제미도 보여주었다.

기막힌 밤


평창군이 국민을 그 소설의 추억 속으로 안내한다.

2026년 평창 효석문화제가 메밀꽃으로 하얗게 물든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9월 4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명예 문화관광축제인 이 축제는 삭막한 일상을 벗어나 새하얀 메밀꽃밭을 따라 걷고 사색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현재를 치유하는 휴식을 제공한다.

이번 축제장은 3개 구역으로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1구역은 ‘문화예술마당’으로 소설 속 풍경처럼 메밀꽃밭과 이효석문학관 등을 통해 문학의 향기와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며 송일봉 작가와 함께하는 효석 100리길, 해설사와 함께하는 문학 산책, 이효석문학상 작가 북콘서트 등 문학탐방을 누린다.

제2구역은 ‘체험 마당’으로 지친 마음에 위안을 전하는 남녀노소 참여형 공간이며 섶다리, 돌다리–장돌뱅이 여정 체험, 낙엽 태우기 불멍, 음악과 함께하는 사랑의 엽서 쓰기, 메밀꽃밭 속 황금 메밀 찾기, 문학 열차, 스탬프 투어 등을 즐긴다.

제3구역은 ‘축제 마당’으로 신나는 공연과 역사와 전통이 함께하는 소설 속 장터로써 봉평 민속 공연, 마당극, 길놀이, 떡메치기, 오일장, 토속 먹거리 등을 통하여 오감으로 여흥을 느끼게 한다.

효석문화제 대국민 알림 포스터


또한, 올해는 평창군에서 축제 기간 동안 이효석문학관, 달빛 언덕을 전면 무료 개방하며 축제장과 문화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축제 방문객들이 하나의 문화예술랜드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주요 메밀꽃밭의 관람 동선을 편하고 아기자기하게 재조정해, 서정적인 소설의 주무대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곽달규 이효석문학선양회 이사장은 “효석문화제는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우리나라 대표 가을 감성 축제”라며 “축제 방문을 통하여 메밀꽃과 별빛, 달빛이 더해진 축제 공간 속에서 문학과 즐길 거리, 향토 음식을 맛보며 바쁜 일상으로 지친 심신을 힐링하고 관광객 모두가 삶의 여유와 행복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