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日재무상·日銀총재에 “금리 올려 엔저 막아라”

G20 재무장관 회의 개막
“日, 엔고 위한 조치 예상” 9월 금리인상 압박
“이란경제 수주내 붕괴 가능” 고립 동참 총력
국제사회, 이란전쟁·국채시장 개입 우려에도
美재무, 압박외교 전방위 공세…‘마이웨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개막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앞줄 왼쪽부터)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질 카스티야 에드먼드 시티즌스 은행 회장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증가하는 국가 부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성장 의제를 던졌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에 동참해 줄 것도 촉구하면서, 급등하는 국채 금리에 대해서는 일본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일정 부분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이란 전쟁을 빨리 종식하길 바라고, 국채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우려하는 다른 국가들의 입장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와 코로나19 이후 부채에 빠져 있으며, 우리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장을 통해 벗어나는 것뿐이다”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경제 성장 ▷금융 규제와 감독 체계 현대화 ▷구조적·지속적 글로벌 불균형 대응 ▷신흥국·개도국의 국가 채무 문제 해결 ▷금융 이해력 향상 등 다섯 가지 의제를 제시했다.

베선트 장관은 회의 개막 전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압박에 국제 사회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 경제가 언제쯤 붕괴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몇 주 내지 몇 달 이내”라면서도 “경제가 붕괴할 필요는 없으며, 우리는 단지 (이란) 정권이 제정신을 차리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그는 개막 연설 이후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잇따라 만나 일본의 다음 수순은 금리 인상이어야 한다고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베선트는 앞서 엔저 지속으로 일본 정부가 미 국채를 매각하면 장기 국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엔화 방어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미 국채 금리 방어를 위해 바이백(국채 재매입)을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회의에 참석한 다른 국가들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들이라 분석했다. 국제 사회는 이란 전쟁의 빠른 종식을 촉구하고 있는데, 이란과의 전쟁을 경제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에 동참해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독일의 라르스 클링바일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 중 성명을 통해 이란 전쟁과 러우전쟁 종식을 촉구할 계획이다. 클링바일 장관은 지난주에도 전 세계 국채 금리 급등의 원인으로 이란 전쟁을 지목한 바 있다. 그는 국제 사회가 성장을 이어가려면 “막대한 글로벌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 모든 것(불확실성)은 글로벌 경제 발전에 독약과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채 시장의 문제를 정부가 직접 개입해 해결하려는 것이나, 이 같은 역할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이 우려하는 바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부회장은 “가장 중대한 비공개 대화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아닌 국채 시장을 둘러싸고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각국은 미국 국채 및 외환 시장에서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개입주의적 접근 방식에 대해 진정으로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접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