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틀째 ‘살얼음판’…유조선 피격·운항 중단 잇따라

미·이란 한달 만에 교전 재개 후 통항 압박 고조
유조선에 발사체 3발…이란 “규칙 어기면 같은 운명” 경고

24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선박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이 한달여 만에 무력 충돌을 재개한 가운데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과 운항 중단이 잇따르며 이틀째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던 유조선 한 척이 미상의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

해당 유조선은 오만 해안도시 카사브에서 동쪽으로 약 17해리 떨어진 해역에서 발사체 세 발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선박 국적과 운항 방향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한 척도 호르무즈 해협 남쪽 회랑을 통과하던 중 운항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UKMTO는 전날에도 인도양에서 유조선과 군 병력이 연루된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다만 이번 사건들과의 연관성이나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추가 경제 제재와 군사 공격 재개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이란이 유조선 통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군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 라라크섬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기뢰 설치용 로켓 발사대 2곳을 공습했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공격에 나선 것은 한달여 만이다.

이란은 이에 맞서 지난달 31일 새벽 미군 기지가 있는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초대형 유조선 한 척이 기뢰 2발에 맞아 불이 났으며 현재 운항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IRGC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한 규칙을 위반하는 선박은 바로 이러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며 “IRGC 해군이 발표한 해협 통과 및 항해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의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직접적인 추가 교전은 이날 새벽까지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앞세워 미국과 국제사회를 압박하면서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미국은 이란이 주장한 유조선의 ‘기뢰 충돌’은 사실이 아니라며 관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