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미 국채금리 4.75% 돌파…19개월 만에 최고

유가 급등·연준 금리인상 우려 겹치며 국채 매도세 확산
30년물 5.26%…9월 금리인상 확률 일주일 새 41%→64%
워시 ‘매파 발언’ 후 전망 급변…고용·CPI에 시장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취임식에서 워시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국채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4.75%를 넘어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 이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75%를 돌파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를 팔려는 투자자가 늘자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매도세는 만기를 가리지 않고 미 국채 전반으로 확산했다. 5년물 국채금리도 지난해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30년물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오른 5.26%에 거래됐다.

채권시장을 압박한 또 다른 요인은 국제유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국제유가는 장중 고점을 찍으며 3% 가까이 상승했다.

유가 상승이 미국의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월말 채권지수 리밸런싱에도 장기물 금리는 뚜렷하게 떨어지지 않으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 것은 워시 의장의 잭슨홀 발언 이후다.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단기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달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31일 기준 64.2%까지 상승했다.

불과 일주일 전 41.4%였던 인상 확률이 22.8%포인트 뛴 것이다.

월가의 금리 전망도 바뀌고 있다. 워시 의장의 발언 이후 바클레이즈와 소시에테제네랄은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했다.

시장의 다음 시선은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로 향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와 다음 달 11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