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센터 17곳에서 84곳으로 확대
학부모 민원 대응 스트레스 48.3%→69.1%
학교 민원 창구 “실질적 작동” 응답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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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9·4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3년, 교권은 회복되었는가’ 토론회 전 사진. [교사노동조합연맹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9·4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교권보호 관련 법률과 제도가 잇달아 마련됐지만 학교 현장의 체감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고 판단한 아동학대 신고 1352건 가운데 실제 기소로 이어진 사례는 2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9·4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3년, 교권은 회복되었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교권보호 정책의 현장 적용 상황을 점검했다.
이쌍철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년 동안 학생 생활지도 권한이 법률에 명시되고 교사 개인이 아닌 학교와 기관이 대응하는 체계가 도입됐다고 평가했다. 교육활동보호센터는 17곳에서 84곳으로 늘었고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됐다. 학교 민원 면담실 설치율도 99.72%에 달했다.
그러나 제도 확충이 교사의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TALIS 2024 조사’에서 초등학교 교원의 학부모 민원 대응 스트레스 비율은 2018년 48.6%에서 2024년 69.1%로 높아졌다. 폭력·언어폭력과 위협에 따른 스트레스도 같은 기간 21.3%에서 34.6%로 상승했다.
아동학대 신고 이후 교사들이 장기간 조사와 수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과제로 지목됐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동학대 사안에 제출된 교육감 의견 1870건 가운데 1352건(72.3%)은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됐다. 이 가운데 기소된 사건은 21건으로 1.6%에 불과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교권보호 정책이 정당한 교육활동을 사후적으로 면책하는 방어적 입법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 특성을 반영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학생 분리와 긴급 제지에 필요한 전담 인력·공간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민원 대응체계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상범 교사노조연맹 교권국장이 전국 초등교사 987명을 조사한 결과, 학교 민원 창구 단일화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전혀 작동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존재한다는 응답은 78.0%였다.
민원대응팀이 구성된 학교의 71.5%에서는 교사가 팀원으로 포함돼 있었다. 다만 학교 차원의 적절한 지원을 받았다는 응답은 11.1%에 불과했다. 전국 교원 2만1310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도 민원 대응의 책임 주체로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을 꼽은 응답이 97%에 달했다.
김소망 민원처리시스템연구회 교사는 교육부의 학부모 소통 서비스 ‘이어드림’이 본인인증과 상담 기록, 상담 시간 통제 등을 도입했지만 학부모가 교사를 직접 지정하고 해당 교사가 답변하는 구조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민원 접수 주체를 교직원 개인에서 학교민원대응팀과 교육지원청으로 전환하고 악성 표현 필터링과 단계적 이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당한 교육활동과 정서적 학대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범죄 혐의가 없는 사건은 입건 전이나 수사 초기 단계에서 종결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0월 29일 시행되는 개정 초·중등교육법의 하위 법령에는 학교장의 민원 대응 책임과 교육지원청 대응지원팀의 인력·예산 근거를 명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교권 회복은 법 몇 개를 고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부당한 민원과 무고성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