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사라지는데…“경찰 순혈주의 깨야” [세상&]

“경찰청장직 개방해야…국수본부장은 인사 청문”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과 경찰청이 함께 연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및 경찰수사 혁신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관들의 직무 관련 비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공룡 경찰’을 견제하는 방안들이 논의됐다.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및 경찰수사 혁신 정책토론회’에서 경찰 조직 내 순혈주의 타파를 제안했다.

유승익 교수는 “현행 국가경찰위원회의 무력함과 경찰 내부 감찰의 온정주의, 최고 지휘부의 폐쇄적 순혈주의 임용 방식이 경찰 권력의 오남용과 인권 침해 우려를 증폭시키는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찰권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치안 행정의 투명성을 고도화하는 거버넌스(지배구조)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경찰 내부통제만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수사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면서도 확대된 경찰권에 대한 실질적인 외부 통제와 설명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수뇌부의 임명 방식에 대한 개선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현행 경찰법상 경찰청장은 치안총감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동안에는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7명 가운데 한 명을 경찰청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관례였다. 사실상 경찰 내부 승진으로 경찰 수장을 정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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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과 경찰청이 함께 연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및 경찰수사 혁신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뒤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이 소개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있다. [연합]


토론 참여자들은 경찰청장 임용을 내부 승진에 한정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에게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소 15년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외부 임용을 허용하는 검찰총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비교해도 경찰청장 임용 방식의 폐쇄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가수사본부장 역시 개방형 직위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수본부장은 2021년 출범 당시부터 판사·검사·변호사로 10년 이상 종사한 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도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방형 직위로 설계됐다. 그러나 역대 본부장은 모두 경찰 내부 출신이었다. 특히 홍석기 현 국수본부장 임명 당시에는 신임 본부장 선발을 위한 공개모집 공고조차 내지 않았다.

국수본부장의 임명 과정에 국회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황문규 중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경찰법은 국가수사본부장이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가장 강력한 사후 통제 수단인 탄핵을 두면서도 사전 검증 절차인 인사청문은 두지 않는 비대칭 구조”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도 “국수본부장에 대한 인사청문 도입에 공감한다”며 “임명 단계의 검증과 재임 중 지속적인 설명책임을 함께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수본부장 인사청문회 도입을 위한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토론회 주최자 가운데 한 명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국수본부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인사청문회 도입 3법’을 대표 발의했다.

경찰에 대한 외부 통제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국가경찰위원회는 행정안전부 소속 자문위원회 성격이 강해 경찰에 대한 독립적인 통제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유승익 교수는 “실제 운용상 국가경찰위원회는 독자적인 행정처분권이나 대외적 규칙제정권이 없는 행안부 소속 자문위원회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집행력이 결여돼 경찰청이 상정한 안건을 사후에 추인하는 ‘거수기’ 역할에 고착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국가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인 통제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