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에 美 패트리엇 ‘바닥’ 우려…대만 “일본산은 안돼”

이란전서 PAC-3 1500기 이상 사용…美 잔여재고 1700기 미만
대만 올해 102기 인도 차질 우려…“상황 매우 심각”
2027년까지 300기 추가 구매해 총 650기 확보 계획


패트리엇 지대공 유도탄이 발사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대만에 공급될 물량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일본에서도 패트리엇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만군은 일본산 미사일을 공급받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31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군 관계자는 패트리엇 미사일 공급과 관련해 “우리가 구매한 것은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이라며 “미국 측이 일본산이라고 밝힌 적도 없고 대만 역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패트리엇 생산량 확대를 위해 일본과 독일의 제조를 승인한 상태다. 일본은 자국에서 생산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미군에 재판매하고 있지만 제3국에 제공하는 것은 제한돼 있다.

문제는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서 PAC-3 미사일이 1500기 이상 사용됐으며 미국의 잔여 재고는 1700기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에서 사용된 물량이 현재 남은 재고와 맞먹는 수준인 셈이다.

이에 따라 대만이 올해 미국에서 공급받기로 한 PAC-3 미사일 102기도 예정대로 인도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3월 입법원에서 올해 미국이 인도할 예정인 PAC-3 미사일 102기를 계획대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공급 일정에 대한 우려와 함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리엇은 대만의 방공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저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은 ‘대만판 사드’로 불리는 톈궁-3 미사일과 함께 대만 섬 전체를 요새화하는 이른바 ‘고슴도치 전략’의 핵심 대공 무기로 꼽힌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면서 대만은 방공 전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왔다. 대만의 방공 미사일 밀집도는 저고도 방어체계 ‘아이언돔’을 운용하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방부는 2027년까지 200억대만달러(약 9000억원)를 투입해 PAC-3 미사일 300기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대만이 보유한 PAC-3 미사일은 총 650기로 늘어난다.

대만은 패트리엇 운용 병력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패트리엇 부대는 3개 대대, 약 2000명으로 구성돼 북부 수도권과 중부·남부의 방공망을 담당하고 있다. 조만간 창설되는 4번째 대대는 대만 동부 지역의 방공망 강화를 맡을 예정이다.

대만 방공미사일 지휘부는 다음 달 30일 패트리엇 부대 창설 30주년 기념식도 개최한다. 대만의 패트리엇 부대는 3차 대만해협 미사일 위기 직후인 1996년 10월 1일 정식 창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