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태평양·남부사령관, 병력·전력 연장 배치에 ‘비동의’”
항모 등 중동 재배치 우려도…“태평양사령관, 지속적 지원 동의 안해”
![]() |
| 태평양에서 중동으로 재배치된 미 핵항모 조지 워싱턴함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 전쟁이 6개월을 넘어서면서 미군 수뇌부가 중동에 병력과 군사자산을 장기간 유지하는 데 대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우려를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4일자 ‘국방장관 명령집’(Secretary of Defense Orders Book·SDOB)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육·해·공군 수뇌부와 유럽·아시아·중남미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사령관들은 이란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장기화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미 본토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행정부에서 기밀로 분류되는 SDOB는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함정과 항공기, 병력, 무기체계의 가용 현황을 정리한 문서다. 대통령의 군사력 운용 우선순위를 반영하며 군 최고위 장성들의 의견도 포함된다.
현재 소강상태에 접어든 이란 전쟁에 투입된 5만명 이상의 병력 가운데 일부는 오는 9월까지, 또 다른 일부는 2027년까지 중동에 잔류하라는 지시가 SDOB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뇌부는 이 같은 장기 배치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유럽·태평양·남부사령부 지휘관들은 이란 주변에 병력과 전력을 계속 유지하라는 지시에 ‘비동의(non-concur)’ 의견을 냈다. 이는 주둔 연장 방침에 동의하지 않지만 명령은 이행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육군과 공군 수뇌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침에 동의하면서도 각 군이 이를 시행할 경우 상당한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 전쟁이 6개월을 넘어선 상황에서 전반적인 군 지휘부의 분위기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 과하다는 의견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 이후 병력뿐 아니라 미군의 공격·방어용 자산이 중동으로 대거 재배치된 것에 대한 우려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유럽사령관, 남부사령관은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에 함정과 감시용 항공기를 빌려준 탓에 국토 방어 의무를 수행할 능력이 저하됐다고 경고했다.
또한 새뮤얼 퍼파로 태평양사령관은 항공모함 전단과 해군 구축함 등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규모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대럴 코들 해군 참모총장은 종전 시점이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 수준의 지원을 지속할 수 없다며 헤그세스 장관에게 가장 암울한 현황을 제시했다고 한다. 코들 총장은 해군 구축함대의 겨우 4분의 1만 배치 준비가 돼 있어 전쟁 전보다 급격히 감소한 수준이 됐다고 헤그세스 장관에게 보고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유리하게 전쟁을 끝내려 하지만, 이란은 대다수 미국인이 이 전쟁을 좋아하지 않고 미국 군사력에 미치는 피해가 커진다는 것을 알고서 항복을 거부한 채 버티는 상황”이라며 “미군이 헤그세스 장관에게 보낸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처한 딜레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