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일단 만나 대화 물꼬…중간선거 후 2차 회담 가능성”

트럼프 1기 NSC 북한 국장 분석…이르면 중간선거 전 회담 추진 전망
“북핵 암묵적 인정후 북한군 우크라 철수 등 美 중요 논의에 초점을”
전문가들 “북한 협상력 커져…성급한 정상담판 경계”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마친 후 회담장을 나오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일단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튼 뒤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직 미국 당국자의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는 30일(현지시간) 미 PBS방송 대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김정은을 그냥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이어 11월 초 열리는 중간선거 이후나 내년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중간선거 전에 김 위원장과 먼저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튼 뒤 후속 회담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현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철수와 같이 미국 입장에서 더욱 중요한 현안에 협상의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자신 역시 과거에는 북한의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북한의 핵보유 현실을 인정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참모진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북한과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느냐, 그리고 이를 자체 핵무장의 청신호로 받아들일 국가들을 관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막을 충분한 유인책과 억제책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핵무장의 신호로 받아들일 나라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내가 유일하게 놀란 건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작년에 하지 않은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강력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레이철 민영 리 선임연구원은 북미 간 ‘뉴욕채널’을 재개하는 것과 같이 실무급에서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큰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우리(미국)가 북한에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가 가진 지렛대를 다 내주면서 그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및 중국과 관계를 개선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김정은으로서는 지렛대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더없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맨스필드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으로 내세울 대형 합의를 원하지만, 북한은 요구와 보상을 잘게 나누는 ‘살라미 전술’을 쓸 것“이라며 ”북한은 협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원할 것이고 계속 더 많이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직언을 할 참모가 사실상 아무도 없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무급 의제 정리를 거쳐 정상 간 담판으로 이어지는 통상적 ‘바텀업’(bottom-up·상향식) 접근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