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수능, AI 채점 어떻게 믿나”…국민참여위 1박2일 토론 결과는

2027학년도 수능 접수 현장.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대입 제도 개편의 방향성을 놓고 숙의에 들어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 참여위원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시 채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는 30일 화성 YBM연수원에서 열린 1박 2일 숙의토론회 둘째 날, 서·논술형 평가 체제 전환에 필요한 조건 등을 두고 소그룹 토론을 벌였다.

이날 주요 쟁점으로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에 대한 채점 방식이 떠올랐다. 한 참여위원은 “수능처럼 중요도가 높은 국가적 시험에서는 채점이 생명”이라며 “인공지능(AI)이 점수를 매긴다고 해도 다 믿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위원도 “문제 유형이 바뀐다고 해도 기존 객관식 시험처럼 채점과 배점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짚었다.

당장 서·논술형 문항을 전면 도입하기보단, 단계적으로 확대해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참여위원들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채점 시스템을 마련한 뒤 점진적으로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 “AI 채점 도구 정교화, 교사 연수, 수업 개선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논술형을 뺀 서술형 평가부터 우선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교과 내용에 따른 평가 체계를 갖추고 학생들이 시험 결과에 승복할 수 있도록 채점 과정을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전문 채점관을 양성해야 한다”, “연구학교를 지정해 시범 운영부터 해봐야 한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국교위 대입제도 특별위원회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시 AI가 일차적으로 답안의 점수를 매기고 이를 교사가 검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서·논술형 평가 채점이 교사 업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참여위원은 “교사가 점수를 매길 경우 ‘내 자식 점수가 왜 이러냐’, ‘나는 이것보다 더 잘 쓴 것 같은데 이 점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항의가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여위원도 “아무리 AI라고 해도 완벽하게 점수를 산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점수에 대한 책임은 교사가 지게 될 것”이라며 “이런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서·논술형 평가 필요성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반대 의견을 내놓은 참여위원들 또한 상당수가 채점 문제를 근거로 든 바 있다.

대입제도 특위는 AI 기술이 고도화한 만큼 수십만명의 점수를 정교하게 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다양한 국내외 연구에서는 자동 채점에 한계가 있다고 잇따라 지적하고 있다.

국교위는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을 포함한 다양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마련해 10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참여를 신청한 203명 가운데 180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