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78% 현대차 신규 고객
2027년부터 미국 외 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
기존 딜러망은 로봇 판매채널로 검토
현대캐피탈, 로봇 금융상품 가능성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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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아마존에서 현대자동차 차량을 사고, 현대차 딜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마존을 새로운 온라인 차량 판매창구로 키우는 동시에 기존 딜러망은 자동차를 넘어 로봇의 판매·금융·서비스까지 맡는 유통 거점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3년 11월 아마존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은 이후 차량 판매부터 차량 내 인공지능(AI), 클라우드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특히 미국에서 운영 중인 ‘아마존 오토’를 새로운 자동차 판매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 오토는 소비자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차량을 검색하고 가격·재고를 확인한 뒤 금융과 구매 절차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자동차 판매 플랫폼이다. 2024년 12월 미국 48개 도시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대차는 첫 입점 브랜드다. 이후 서비스 지역은 130개 이상 도시로 확대됐고, 현재는 기아와 쉐보레, 지프, 마쓰다, 스바루 등으로 판매 브랜드도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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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오토 홈페이지에서 현대자동차 차량이 온라인 판매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소비자는 차량 검색부터 가격·재고 확인, 금융 신청, 구매 절차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뒤 참여 딜러를 통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아마존 오토 홈페이지 갈무리] |
아마존이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판매 주체는 기존 현대차 딜러다. 딜러가 차량 재고와 가격을 관리하고 계약·차량 인도와 사후 서비스를 맡는 가운데 아마존이 소비자와 딜러를 연결하는 온라인 창구 역할을 한다.
초기 성과는 신규 고객 유입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6일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아마존 오토는 이제 미국에서 등록 딜러 기준 80%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했다”며 “구매자의 78%가 현대차 신규 고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마존 오토의 서비스 지역을 내년 초부터 미국 밖으로 넓혀 첫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판매 대상도 신차에만 머물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인증중고차(CPO)까지 취급 범위를 확대했다.
다만 온라인 판매가 확대될수록 딜러가 고객과 직접 접점을 만들거나 금융·보험·보증상품 등을 판매해 얻는 부가수익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대응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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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1월 현대자동차와 아마존이 클라우드 전환 및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마티 말릭 아마존 글로벌기업비즈니스개발담당 부사장, 호세 무뇨스 당시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현대차 제공] |
아마존과의 협력은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크게 네 축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오토의 글로벌 진출과 함께 아마존의 음성 AI인 ‘알렉사 빌트인’을 현대차 전 라인업으로 확대하고, 향후 제네시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해 현대차의 클라우드·AI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아마존 물류창고 운영에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IT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도 30여 개로 흩어져 있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AWS 기반 환경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온라인 리테일 채널과 차량 내 서비스, AI 기반 사업을 뒷받침할 글로벌 운영 기반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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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오토 홈페이지에서 현대자동차 차량이 온라인 판매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소비자는 차량 검색부터 가격·재고 확인, 금융 신청, 구매 절차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뒤 참여 딜러를 통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아마존 오토 홈페이지 갈무리] |
자동차 판매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딜러의 역할은 줄어드는 대신, 미래에는 로봇 판매·금융·서비스까지 담당하는 거점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자동차를 판매해온 현대차 딜러 네트워크를 향후 로봇 판매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사업을 설명하며 “기존 딜러 파트너들을 통해 로봇을 판매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판매 대상으로 염두에 둔 로봇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스팟’, 물류 로봇 ‘스트레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에서 연산 3만대 규모의 상업용 로봇 생산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초기 사용 물량 2만5000대도 이미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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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가드너가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로비에서 조경에 물을 주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판매뿐 아니라 금융까지 자동차 사업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캐피탈이 로봇 구매를 위한 금융상품의 사업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를 할부·리스로 구매하는 것처럼 기업이나 고객이 로봇을 구매할 때도 현대캐피탈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그는 “로보틱스 개발, 생산, 유통, 판매 그리고 금융까지, 이것이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아틀라스의 가격은 아직 공식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대당 30만~40만달러(4~5억원)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은 제조·물류 등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현대차가 딜러망과 금융 인프라까지 판매 체계에 연결하려는 것은 향후 기업 고객을 넘어 개인 고객까지 구매 대상을 넓힐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딜러를 통한 판매 대상 역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에만 한정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자율주행 기반 이동 로봇 플랫폼 ‘모베드’와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 등 자체 로봇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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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의 현대차 부스에서 본지 기자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를 사용해보고 있다. 정경수 기자 |
그 외에 현대차그룹 내에는 현대위아가 보유한 산업용 로봇 제품군도 있다. 현대위아는 제조·물류 자동화 브랜드 ‘H-모션’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무인운반차(AGV), 모바일 피킹 로봇(MPR), 주차로봇, 협동로봇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향후 무인지게차와 일반 산업용 로봇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로봇 양산 규모가 본격적으로 커지고, 산업용뿐 아니라 가정용 등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판매까지 확대될 경우 판매·서비스 거점을 대폭 넓혀야 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기존 현대차 딜러망을 로봇 유통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기업 고객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판매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