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일대 이슬점 70도 넘어 '매우 불쾌' 수준…일부 해안 75도
열대성 폭풍에 뜨거워진 바다까지…밤에도 식지 않는 '습식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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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남가주 주민들을 괴롭히는 것은 기록적인 폭염만이 아니다. 평소 건조한 여름 날씨로 유명한 로스앤젤레스 일대의 습도가 플로리다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이른바 '습식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최근 LA 곳곳의 이슬점(dew point)은 화씨 70도(21.1도C) 안팎까지 올라갔다. 28일 레돈도비치와 토렌스 등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73(22.8도C)~75도(23.9도C)를 기록했다. 같은 날 대표적인 고온다습 지역인 플로리다 올랜도 국제공항의 이슬점이 72도(22.2도C)였던 점을 감안하면 남가주의 이례적인 습도를 알 수 있다. 이슬점은 공기 중 수분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후덥지근하게 느껴진다.
NWS 기준으로 65도(18.3도C)를 넘으면 습하고 다소 불쾌하며, 70도 이상이면 매우 습하고 불쾌한 수준이다. 75도를 넘으면 견디기 힘든 수준으로 분류된다.
남쪽 임피리얼카운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솔튼시 서쪽 기상관측소에서는 27일 오후 이슬점이 무려 81도까지 치솟았다.
LA의 올해 습도가 역대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기록적으로 높은 날이 반복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LA타임스가 캘리포니아 기후학자 마이클 앤더슨이 2000년 이후 분석한 자료를 인용한 결과 7~8월 여러 날의 이슬점이 역대 상위 50위권에 들었다. 특히 LA의 7월 평균 이슬점은 63.9도(17.7도C)로 2003년 7월의 역대 최고치 64.4도(18도C)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습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열대성 폭풍 '이셀(Iselle)'의 잔류 수증기를 지목한다. 여기에 수개월째 이어진 해양 열파와 강력한 엘니뇨, 장기적인 기후변화로 남가주 연안의 바닷물까지 이례적으로 따뜻해지면서 대기 중 수분량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바닷물이 따뜻해질수록 증발하는 수분이 늘어나 해안지역의 습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높은 습도는 특히 밤 기온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수증기가 담요처럼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뱅크와 카마리요, 롱비치, LA공항, 옥스나드, 샌타바버라, 우드랜드힐스, 애너하임, 샌타애나, 리버사이드, 빅베어 등 남가주 곳곳에서 27일 밤부터 28일 아침 사이 일일 최저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팜스프링스는 밤 최저기온조차 90도(32.2도C)에 머물러 2011년의 종전 기록 89도(31.7도)를 넘어섰다.
NWS의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최근의 남가주 폭염은 낮 최고기온 자체보다 밤에 충분히 식지 않는 데 있어 위험하다. 밤에도 더위에서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하면서 열 스트레스와 온열질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습도가 높으면 인체의 체온조절 능력도 떨어진다. 땀이 피부에서 제대로 증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기온이라도 훨씬 덥게 느껴지고 몸의 열을 방출하기도 어려워진다고 보건전문가들은 경계했다. 이명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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