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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축하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700만 명에 육박하며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글로벌 인터넷 접속은 원천 차단되고 극단적인 단어 검열 기능이 내장된 ‘디지털 족쇄’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중간 사양 최신 스마트폰 ‘해양 701’ 기기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38노스) 및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650만~700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의 25~30%에 달하는 수치로, 현재 북한 내에는 최소 24개의 스마트폰 브랜드가 출시되어 있을 만큼 모바일 시장이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실제로 이번에 분석에 사용된 ‘해양 701’은 여느 스마트폰 못지않은 편의성을 자랑한다.
음성 통화는 물론 자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갖췄다. 중국의 ‘알리페이’처럼 QR 코드를 활용해 결제하거나 타인에게 송금할 수 있는 금융 앱이 눈길을 끈다.
송금 화면은 ‘내화’와 ‘외화’로 분리되어 달러화 거래도 가능하며, 택시 호출 기능까지 내장돼 있다.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를 모방한 ‘사무처리’ 앱과 리오넬 메시가 등장하는 ‘국제축구 연맹전’ 게임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게임 내 국가 선택 목록에서 한국과 미국은 의도적으로 배제됐다.
다양한 편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민의 기기 접근성은 극히 낮다. 영상에 출연한 북한군 출신 탈북민 류성현 씨는 “해양 701은 암시장에서 약 250달러(약 35만 원)에 거래된다”며 “북한군 장교 월급이 1달러가 채 안 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부유층 위주로 소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바닥 안의 감시자가장 주목할 대목은 스마트폰 기기 단에 촘촘하게 적용된 ‘사상 통제’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와이파이(Wi-Fi) 버튼을 눌러도 무선 인터넷은 켜지지 않으며, 북한 당국이 통제하는 내부 인트라넷 망에만 접속된다.
키보드 입력 시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검열 시스템은 강박에 가깝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입력하면 글씨체가 자동으로 굵게(볼드체) 바뀌고, ‘대한민국’을 치면 즉시 ‘(금지어)’로 치환된다. 특히 검색 등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남한’이라고 입력할 경우 ‘괴뢰지역’이라는 단어로 자동 강제 변환되는 기능까지 내장되어 있다.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북한 내 유행한 줄임말인 ‘남친’ 역시 ‘남자친구’로 곧바로 교정된다.기기 자체의 감시 기능도 강력하다. 해양 701에는 사용자의 화면을 수시로 갈무리해 ‘화면이력’ 폴더에 자동 저장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사용자가 임의로 이 기능을 끄거나 저장된 캡처 파일을 삭제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류 씨는 “이 기기로는 K-드라마 등 한국 영상물이나 미국 콘텐츠를 절대 시청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 법상 한·미 콘텐츠 시청이 적발되면 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지며, 유포자는 총살형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WSJ은 “최근 북한 내 스마트폰 사용이 평양뿐 아니라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스마트폰 이용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국가가 설정한 한계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