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 ‘목맴사’ 추정?…표창원 “타인이 목 졸라도 설골 부러져” 의혹 제기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씨 사망 원인에 대해 경찰이 ‘목맴사’라고 추정했지만,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타인이 목을 졸라 사망할 경우에도 설골은 골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소장은 27일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장씨가 실종된 지 석달 넘게 지나 백골 상태로 발견된 점을 언급하면서,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확한 사망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오래 흘러 부패가 진행되고 밀랍화나 백골화가 이뤄졌을 때는 사망 시간 추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언급했다. 유 전 회장은 2014년 전남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됐다.

표 소장은 “과거에 기억하시겠지만 유병언 회장 같은 경우에도 논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냐”며 “아무리 부패가 오래됐어도 독극물의 경우는 뼈에서 성분이 검출되는 사례가 있고, 골절이 있고 외상 흔적이 있다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아닐 경우는 규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장씨의 목 부위 골절에 대해서는 확인된 흔적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단정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표 소장은 “‘설골’이라고 해서 목뿔뼈 앞쪽에 있는 가느다란 쉽게 골절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은 ‘목맴사’뿐만 아니라 ‘목조름사’에서도 골절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구압박에 의한 질식이라는 것은 추정이 가능하지만, 과연 스스로가 목을 매 사망한 ‘목맴사’냐, 아니면 타인이 목을 졸라서 질식시킨 ‘액사’ 또는 ‘교사’냐는 부분은 법의학적으로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경찰이 장씨가 지난 5월12일 밤 실종된 뒤 이튿날 새벽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데 대해서는 법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정황을 토대로 한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표 소장은 장씨의 실종 신고 허위 종결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처리 사유로 ‘교통사고 사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완전히 기록에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고, 사망 종류를 선정할 때 교통사고 사망이 가장 납득이 가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살인이나 변사 등으로 처리할 경우 후속 절차가 뒤따르지만 ‘교통사고 사망’은 삭제되면 기록이 안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제주시 한림읍 인근 폐쇄회로(CC)TV에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 이후 같은 달과 지난 달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며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끝에 지난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상태,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목맴(의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소견을 냈다.

또 올 5월 장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부 모 경장은 직무 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