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없다” 병원 찾은 여고생, 몸 속에 고환 2개 확인

정밀 검사에서 ‘성분화질환’ 진단
외부 생식기와 달리 ‘XY’ 염색체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AI로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고등학생 때까지 초경이 시작되지 않아 병원을 찾은 일본의 여성 몸에서 고환 2개가 발견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밀 검사에서 여성은 성 발달 과정이 전형적인 남녀와 다르게 나타나는 ‘성분화질환’ 진단을 받았다.

26일 일본 아사히신문 계열 매체 위드뉴스에 따르면 1981년 일본 북관동 지역에서 태어난 A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생리가 나타나지 않아 찾아 간 병원에서 자신의 성염색체가 XY였고, 몸속에 고환 2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어린 시절부터 외부 생식기 주변에 공처럼 생긴 돌출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부모 역시 이를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건강 문제가 없어 병원을 찾지는 않았다. 성장 과정에서 여성으로 인식됐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자신의 신체적 특징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월경이 시작되지 않자 A씨는 산부인과 세 곳을 방문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지역 국립대학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으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검사에서 A 씨의 성염색체는 ‘46, XY’로 확인됐다.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외음부 돌출 부위가 고환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외부로 돌출된 것 외에 몸 속에도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A 씨에게 ‘성분화질환’이 있다고 진단했다.

성분화질환은 염색체, 생식샘(난소·고환), 외부 생식기 등의 성 발달 과정에서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선천적인 상태를 통칭한다. 원인과 신체적 특징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성분화질환 가운데에는 ‘안드로겐 불응 증후군(AIS)’이 있다. 이는 XY 염색체를 가진 사람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다. 완전형 AIS(CAIS)의 경우 외부 생식기가 여성이며 사춘기에 유방 발달은 나타나지만 자궁이 없어 초경이 없고 임신도 할 수 없다.

이후 A 씨는 몸 속 고환에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25세 때 제거 수술을 받았다.

A 씨는 현재 건강을 위해 매일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받고 있다.

나루미 사토시 게이오대병원 소아과 교수는 성분화질환에 대해 “출생 당시 성별을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뚜렷한 정도의 증상을 가진 환자는 약 5000명 중 1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정확한 자신의 몸 상태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도 26세가 될 때까지 초경을 하지 않은 중국의 여성이 건강 검진을 계기로 자신에게 자궁과 난소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연이 전해진 바 있다. 이 여성 역시 염색체 검사에서 ‘46, XY’ 핵형이 확인됐고 완전형 AIS 진단을 받았다.

2016년 스웨덴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임상내분비학 및 대사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46, XY 여성의 유병률은 출생 여아 10만명당 평균 3.5명 수준이었다. AIS는 10만명당 평균 2.3명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