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오만 새 통항로 추진…미국 요구 수용 땐 지정 항로 개방
세계 에너지 핵심 길목 호르무즈, 대미 협상 지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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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오만 무산담 자치구 국경 인근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내 화물선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에 역내 전쟁 종식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대이란 경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모습이다.
27일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레바논 알 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중재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이란 측 조건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란 정부가 현재 관련 조건 목록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내세울 개방 조건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서아시아 역내 전쟁 종식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란은 앞서 미국의 전쟁 종식과 동결된 이란 자금 반환, 레바논과 가자지구를 비롯한 역내 전쟁 종식 등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미국이 먼저 이란 측 요구를 이행해야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새로운 선박 통항로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은 오만과 새로운 통항 회랑 구축에 합의했다”며 “이 회랑은 오만 영해와 이란 영해 양측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한다면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 내 지정된 중앙 항로를 통해 통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단순한 해상 통항 문제를 넘어 미국과의 협상 조건에 연계하면서 해협 정상화 여부는 향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미국의 선제적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미국이 먼저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을 암살하려 모의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