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기록적 폭염 정점 지났다…습도·천둥번개에 '찜통더위' 계속

우드랜드힐스 111도·LA다운타운 98도 기록

열대성 폭풍 '이셀' 잔여 수분 유입…27,28일 소나기 가능성

LA 코리아타운 한 빌딩 옆으로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쬐고 있다.[heraldk.com]


LA 코리아타운 한 빌딩 옆으로 강렬한 태양빛이 내리쬐고 있다.[heraldk.com]

남가주를 달군 기록적인 폭염이 정점을 지났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무더위는 당분간 크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기온이 소폭 내려가는 대신 열대성 폭풍의 잔여 수분이 남가주로 유입되면서 습도가 높아지고 천둥·번개와 소나기 가능성까지 예보됐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6일 남가주 곳곳에서 세 자릿수의 기록적인 고온이 관측됐다. 이번 폭염의 최고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높은 습도 때문에 앞으로 며칠간 후텁지근하고 불쾌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NWS는 27일과 28일 남가주 일부 지역에 소나기와 뇌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27일에는 LA와 벤추라 카운티에서 가능성이 가장 높고, 28일에는 산타바바라와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를 중심으로 뇌우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NWS 옥스나드 지국에 따르면 이번 뇌우 가능성은 열대성 폭풍 '이셀(Iselle)'의 잔여 수분이 남가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상층의 저기압 영역인 기압골이 이 수분을 북쪽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일부 지역에 소나기와 천둥·번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비의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WS가 예상하는 강수량은 0.1인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소 측정 가능 강수량' 수준이다. 이에 따라 비는 거의 내리지 않은 채 번개만 발생하는 이른바 '마른번개(dry lightning)' 가능성도 있다. 마른번개가 건조한 산이나 수풀 지역에 떨어질 경우 산불을 일크일 수 있다.

특히 이번 폭염의 정점으로 예보됐던 26일에는 남가주 여러 지역에서 기존 최고기온 기록이 깨지거나 타이기록이 나왔다.

우드랜드힐스의 낮 최고기온은 화씨 111도(43.9도C)까지 치솟아 1981년에 기록된 종전 최고기온 109도(42.8도C)를 넘어섰다. 랭캐스터도 107도(41.7도C)를 기록해 1950년의 106도(41.1도C) 기록을 갈아치웠다.

파소로블레스는 106도로 2017년 기록과 같았고, LA다운타운은 98도(36.7도C)까지 올라 1981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산타바바라 공항 역시 86도(30도C)로 1977년에 세워진 기록과 같은 기온을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남가주 해안 지역은 차가운 해양층과 바다의 영향으로 내륙보다 폭염의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올여름은 상황이 달랐다.

기후 패턴의 온난 단계인 엘니뇨가 해안 수온 상승에 영향을 미쳤으며, 여기에 내륙의 강력한 폭염까지 겹치면서 해안 지역의 기온도 평년보다 높아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앞으로 며칠 동안 남가주 기온은 현재보다 몇도가량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름이 늘어나는 것도 기온 상승을 다소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뚜렷한 폭염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나기 가능성을 높이는 수분이 동시에 습도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기온이 몇 도 낮아지더라도 높은 습도로 인해 상당히 끈적거리고 불쾌한 날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본격적인 더위 완화는 9월에 들어서는 다음 주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초기 기상 모델에 따르면 다음 주 남가주 지역의 기온은 대체로 80~90도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