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소송 취하로 유의미한 변동”… 사업 중단 아닌 ‘재검토’ 입장
재개 시점·조건은 여전히 불투명… 구체적인 시공사 선정 재개 이유 ‘무응답’
이제 공은 인천시의 정책 결단으로 넘어가나
결국, 사업 지연 리스트 책임은 IGCD만이 고스란히 떠안는 신세
![]() |
| 인천광역시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시공사 선정 업무 중단 논란이 인천시의 공식 입장 표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100% 출자한 인천글로벌시티(IGCD)에 시공사 선정 업무를 지속적으로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 정상화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인천시는 최근 호반건설과의 법적 분쟁 등 사업을 둘러싼 상황에 “유의미한 변동이 발생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시공사 선정 업무를 언제, 어떤 조건에서 재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이제 ‘왜 인천경제청이 사업을 중단시켰느냐’에서 더 나아가 “변화된 상황 속에서 인천시가 언제 사업 정상화라는 정책적 결단을 내릴 것이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IGCD에 별도의 승인이 있을 때까지 시공사 선정 업무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전달했다.
인천경제청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호반건설과의 법적 분쟁, 재입찰 유찰, 청약의향 접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호반건설은 지난 6월 인천지방법원에 제기했던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을 지난 11일 자진 취하했다.
IGCD는 이에 따라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가로막던 법적 장애 요인이 사실상 해소됐다며 시공사 선정 업무를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IGCD 출자기관인 인천경제청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에대해 인천시는 “해당 사업의 시공사 선정 업무가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연속 유찰과 청약의향 접수 과정의 문제, 우선협상대상자와의 법적 분쟁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지속적·복합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사업 변화 공식 인정
그러면서도 인천시는 중요한 변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인천시는 “(호반건설 스스로) 소송이 취하되면서 법적 논쟁이 마무리되며 법률적 사안 등에 유의미한 변동이 발생했다”며 “향후 변화된 주변 여건과 법률적 상황의 변동 여부, 시공사 선정 공모 기준과 심사위원 증원 등을 면밀히 살펴 종합적인 검토 후 사업이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의 입장은 기존 인천경제청의 단순한 ‘업무 중단 유지’ 입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인천경제청은 앞서 박찬대 인천시장 민선 9기 시정부로부터 시공사 선정 업무 중단과 관련한 공식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라면서도 사업 혼란을 막기 위해 별도의 승인이 있을 때까지 선정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인천시는 법적 상황의 변화를 인정하면서 사업의 향후 추진 방향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법적 상황이 달라졌다면 시공사 선정 업무는 언제 재개되는지에 대해 인천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또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검토를 진행하는지 ▷검토는 언제 끝나는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IGCD가 다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현재 IGCD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사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도,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사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도 없는 이른바 ‘대기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사업 지연 원인제공자 아닌 IGCD, 오히려 당사자로 내몰려
문제는 시간과 비용이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은 1700세대 규모로 당초 8월 착공해 2030년 초 준공하는 일정으로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공사기간은 44개월 이내로 설정돼 있지만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당초 착공 일정에도 이미 차질이 발생했다.
IGCD는 시공사 선정과 PF 금융종결이 늦어질 경우 오는 12월 중순 지급해야 하는 약 3060억원의 토지 잔금 부담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이자비용과 법인 운영비 등으로 매월 약 15억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만약 12월 중으로 3060억원 규모의 토지 잔금을 인천경제청에 지급하지 못할 경우 사업 차질에 대한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인천시가 ‘검토’를 이어가는 동안 사업 시행자인 IGCD는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되는 구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결국 인천시와 산하기관인 인천경제청은 검토만 하지만, 비용 부담 등 사업 지연에 따른 리스크는 IGCD만이 고스란히 안고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인천경체정 상급기관인 인천시와 IGCD 출자기관인 인천경제청은 책임질리 없고, IGCD 측만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만 남게 된다.
IGCD 입장에서는 사업 지연의 원인제공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치 사업 혼선을 일으킨 당사자로 내몰려지는 상황으로 타락되고 있다.
정치적 시선까지 겹치는 의문으로 번져
더욱이 이 사업은 유정복 민선8기 인천시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현재 IGCD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시선까지 겹치면서 논란은 단순한 사업 행정의 문제를 넘어 인천시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의문으로 번지고 있다.
새로 출범한 박찬대 민선 9기 인천시정부가 사업 추진 과정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사업이 계속 멈춰 있는 상황에서 그 책임과 경영상 부담이 결과적으로 IGCD와 현 경영진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천경제청장 인선도 미묘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제9대 인천경제청장 공모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5명의 지원 후보자 가운데에는 과거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8월까지 호반건설 전무로 근무했던 후보자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현재 호반건설 현직 임원은 아니지만, 다만 호반건설과 IGCD 간 법적 분쟁이 막 마무리되고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의 향후 방향이 인천경제청의 정책 판단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인천경제청장 후보에 대한 이해관계 검증과 향후 직무의 공정성 확보는 보다 세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신속한 사업 정상화만이 모두가 살 길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인물의 정치적 배경이나 특정 후보의 전직 경력 그 자체가 아니다.
인천시가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법적 상황에 ‘유의미한 변동’이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인천시는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경우 무엇을, 언제까지 검토할 것인가, 그리고 그 검토가 끝날 때까지 발생하는 사업 지연과 금융비용의 부담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을 둘러싼 소송은 일단 끝났다. 그러나 사업은 아직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업무 중단 요구를 둘러싼 논란 역시 결국 인천시의 입장으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공은 IGCD도, 호반건설도 아닌 인천시로 넘어갔다.
“법적 상황은 변했다”는 인천시의 공식 판단 뒤에 남은 것은 결국 하나다.
박찬대 민선 9기 인천시정부가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을 정상화할 것인지, 아니면 언제까지 ‘종합 검토’라는 이름의 대기 상태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1700세대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놓고 이제 사업 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뛰어도 부족할 판에 인천시, 인천경제청, IGCD가 제 살 깍아 먹는 ‘집안 싸움’에 휘밀려서 되겠냐”라며 “사업 지연이 왜 일어나 여러모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는지에 대한 본질을 모르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제청과 IGCD 측은 다음주 중 시공사 선정 중지 문제를 놓고 협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