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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가수 홍진영이 맥주를 조금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진 모습을 공개해 화제인 가운데, 이른바 ‘알코올 홍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빨개지는 현상은 단순히 술이 약해서 생기는 반응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과 관련된 신체 신호일 수 있다.
홍진영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쓰인 나는 분위기 내보고 싶어서 맥주 한잔을 마셔보려고 했고 세 모금 마시고 세 번째 사진처럼 빨개져서 혼자 알딸딸한 건 #안 비밀”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이어 “사람들이 저 술 잘못 마신다고 하면 안 믿어요.. 생긴 게 말술 마시게 생겼다고 얘기들 하지만요? 생긴 거랑 다를 수도 있답니다”라고 덧붙였다. 공개된 사진에는 맥주잔을 들고 웃는 모습과, 이후 얼굴이 붉어진 모습이 함께 담겼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현상은 흔히 알코올 홍조 반응으로 불린다. 이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몸 안에 쌓이면서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알코올중독연구소(NIAAA)는 알코올이 먼저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뀐 뒤, ALDH 효소에 의해 독성이 덜한 아세트산으로 대사된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는 경우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독성이 있는 알코올 대사산물로, 체내에 축적되면 얼굴 붉어짐뿐 아니라 메스꺼움, 두근거림, 두통, 열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NIAAA도 알코올 대사 관련 유전자 변이가 아세트알데하이드 축적을 일으켜 얼굴 홍조, 메스꺼움, 심박수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동아시아인에게 이런 반응이 비교적 흔하다. NIAAA는 중국, 일본, 한국계 등 동아시아계 인구의 약 36%가 알코올 대사 효소 기능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쌓여 얼굴 홍조와 메스꺼움, 빈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클리블랜드클리닉 역시 알코올 불내성의 대표 증상으로 얼굴, 목, 가슴 부위 피부가 붉어지는 현상을 꼽는다. 알코올 불내성은 알코올을 완전히 소화·분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얼굴 홍조 외에도 심박수 증가, 두통, 메스꺼움, 구토, 코막힘, 저혈압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맥주 몇 모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이 빨리 도는 체질’ 정도로 가볍게 넘기기보다 자신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술을 자주 마신다고 해서 이런 체질이 건강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반응은 몸이 알코올 대사산물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알코올 홍조가 있는 사람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건강 위험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NIAAA는 ALDH2 유전자 변이처럼 알코올 홍조와 관련된 변이를 가진 사람은 음주로 인한 불쾌한 반응뿐 아니라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단순히 얼굴을 붉게 만드는 물질이 아니라 독성이 있는 대사산물이기 때문이다. 알코올을 마실 때마다 아세트알데하이드 노출이 반복되면 구강, 인후, 식도 등 알코올이 지나가는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흡연까지 함께 하는 경우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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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진영 SNS] |
얼굴이 빨개진다고 해서 모두 알코올 알레르기인 것은 아니다. 알코올 불내성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기능과 관련된 반응이고, 알레르기는 면역반응과 관련된다. 다만 술을 마신 뒤 두드러기, 입술이나 목 부종, 호흡곤란, 심한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홍조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클리블랜드클리닉도 알코올 알레르기와 불내성은 구분되며, 증상이 심하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얼굴 홍조를 줄이려고 약을 먹고 술을 더 마시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 홍조가 덜 보인다고 해서 아세트알데하이드 축적이나 알코올의 신체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증상을 가린 채 음주량을 늘리면 오히려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하게 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자신의 반응을 인정하고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다. 술 몇 모금에도 얼굴이 붉어지고 두근거림, 메스꺼움, 두통이 동반된다면 되도록 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 꼭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빈속 음주를 피하고, 천천히 마시며, 물을 함께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면 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자리 문화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에게 “마시다 보면 는다”고 권하는 것은 건강상 적절하지 않다. 알코올 홍조는 단순한 민망함이나 분위기 문제가 아니라, 몸이 알코올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맥주 몇 모금만으로 얼굴이 빨개지거나 음주 후 얼굴 홍조가 반복된다면 술을 줄이거나 피하고, 두근거림·호흡곤란·두드러기 등 증상이 동반될 때는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