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롯데칠성에 오비맥주 가세
BTS 뷔 마케팅에 과일소주 맛 ‘세분화’
국내 출고량 3년째 감소, 해외서 돌파구
최근 소비 감소로 골머리를 앓던 주류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K-푸드 열풍에 힘입어 불모지나 다름없던 미국 시장을 뚫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말부터 ‘찰랑(CHARLANG)’이라는 수출용 소주 브랜드로 미국에 진출했다. 소주에 친숙한 교민들이 자주 찾는 한식당을 중심으로 입점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맥주사업을 고수했던 방향성은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다변화됐다. 지난해 8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건배짠(GEONBAE ZZAN)’ 브랜드가 미국 진출의 초석이 됐다.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소주 브랜드 ‘진로(JINRO)’로, 2위 롯데칠성음료는 ‘순하리(SOONHARI)’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소주 맛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을 고려해 과일소주를 전면에 내세웠다. 진로는 자몽·청포도·자두·딸기·복숭아·레몬을, 순하리는 사과·애플망고·유자·청포도·복숭아·딸기·요거트·자두·리치 등으로 맛을 세분화했다. 찰랑 역시 복숭아·요거트·청포도·자몽 맛을 내놨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앰배서더로 발탁하며 K-푸드, K-팝과 결합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치맥(치킨+맥주) 페스트’를 열어 시음 부스를 운영했다. 대표 캐릭터 두꺼비를 K-팝 스타처럼 꾸민 한정판 에디션도 출시했다. 두꺼비 피규어와 병 모양의 한정판 마이크는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핫템’이 됐다.
미국 시장에서 소주의 위상은 달라졌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대미 소주 수출량은 2021년 7165톤에서 2025년 9201톤으로 최근 5년간 28.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주 수출량이 5만9529톤에서 6만4975톤으로 9.1%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대미 수출량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 규모다. 하이트진로만 놓고 보면 대미 과일소주 수출액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25% 성장했다.
주류업계가 미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내수 부진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 국내 출고량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86만2000㎘로 반짝 늘었다가 2023년 84만4000㎘, 2024년 81만6000㎘, 2025년 79만3000㎘로 3년 연속 줄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음주 문화가 변화한 것이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북미 소비자들이 영화·드라마, SNS(사회관계망서비스), K-팝 등을 통해 한국의 주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미국의 진로·순하리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팔로워는 각각 5만6000명, 2만6000명 규모로 치솟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소주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관련 업체들도 과일소주 등 현지화 노력을 통해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