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받되 용산도 못뺀다” 국토부-서울시, 팽팽한 ‘공급 핑퐁’ [부동산360]

용산공원 둔 이견 속 강남 탄천물재생센터 대안 부상
국토부 “탄천 검토 시 용산도 고려” 서울시 압박
3차 회동 앞두고 ‘보편형 공공주택·임대 비율’ 최종 변수


김윤덕(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용산공원 주택공급 관련 회동을 마치고 회담 장소를 나서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차 회동에서 용산공원 주택공급에 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강남 ‘탄천물재생센터’가 새로운 접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정부가 용산공원을 주택공급 후보지에서 제외할 경우 이곳을 포함해 대체부지 확보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용산불가론만 고수해선 안 된다”면서 탄천 부지를 검토할 테니 용산공원 내 과거 주거용 부지에 청년주택 추진을 적극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청년·신혼부부 를 위한 구체적인 임대주택 비율이 협상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27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용산 등에 청년주택이 된다면) 중산층이 살 수 있는 그런 보편형의 공공주택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공공주택에 대해 ‘평생 살 집이다’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 주택들이) 로또임대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자격 요건들에 대해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정부는 대규모로 공공임대 물량을 확보하는데 무게중심을 둬왔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공적 임대·분양 주택 40만호 이상을 청년 등에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통해 임대주택을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수단을 넘어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보편적인 선택지로 만들겠다는 기조다.

8·13대책에도 다양한 소득계층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우수한 입지의 고품질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의 신설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에 남양주 왕숙(S-10 블록, 883가구), 인천 계양(AC2-1블록, 793가구), 하남 교산 공공복합용지(364가구) 등을 당시 공급예정 단지로 언급하면서 서울 도심 등 선호입지 또한 대상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대책에 라운지 등 특화커뮤니티를 결합한 1만1000호의 규모의 ‘청년타운’ 구상이 담겨있어 탄천물재생센터와 같은 대규모 도심 부지가 향후 이를 구현할 후보지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의 모습. [헤럴드DB]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물량의 50%는 무주택 청년층을 대상으로 공급되며, 기본 6년 입주 기간에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최대 20년 거주가 가능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다만 김 장관은 이날 공급할 청년주택을 모두 임대로 계획하냐는 질문에 “현재 거기까지는 (논의가) 나가지 못했다”면서 “분양이나 임대 비율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 등을 협의를 하면서 서울시와 논의를 해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청년 위주의 임대주택 공급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청년주거난과 낮은 공공임대 비율을 고려했을 때 임대주택 단지가 생기면 공급 효과와 더불어 인근 지역의 상권을 살리는 순기능까지 할 수 있다”면서 “다만 물량과 연결된 용적률을 얼마까지 가져갈지 등 서울시의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덕(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용산공원 주택공급 관련 회동을 마치고 회담 장소를 나서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DB]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임대주택의 매입가격 등이 정해져 있다보니 시공의 품질을 올리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결국 도심 내 입지에서도 사업성에 따라 차등적인 용적률을 제시하는 등 유연한 접근을 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2차 회동에서도 임대주택 비율이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 차를 좁힐 협상카드로 떠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회담 후 브리핑에서 “(김 장관으로부터) 민간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답변도 오늘 들었는데 임대주택 비율을 좀 넣어야 한다는 게 합의조건이었다”면서 “용적률 완화 시 순증물량이 4만3000호 가까이 늘어나는데 분양이 아니더라도 신규 물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오 시장과 김 장관은 다음주 3차 회동을 갖고 서울 내 주택공급에 대한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 장관이 이날 언론을 통해 “서울 인접 경기도에 7만3000호 공급을 검토 중이며, 서울에 3만~4만호가 추가되면 10만호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주 회동에서는 용산공원을 대체해 대량의 공공주택을 확보할 수 있는 그린벨트 해제, 개발계획 등이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