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줄기 얇은데 어디에 끈 매나?”…경찰 “목뼈 일부 골절돼”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제주에서 장기 실종됐던 장미란(37)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공개됐지만 여전히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족은 “야자수 줄기가 얇은데 어디에 끈을 매달 수 있는 거냐”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27일 제주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 일부를 공개했다.

국과수는 “머리뼈, 목뼈, 몸통 등에서 골절이 발견되지 않는 등 특이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남아있던 목뿔뼈 부분에서 골절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목뿔뼈는 설골이라고도 하는 매우 얇은 뼈다. 부검 결과 사진에서 가운데가 분리된 상태였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다만 국과수는 “고도 부패 및 부분 백골화로 외상, 질식 등을 논하기 어려우며, 사후 부패 과정에서 동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법의관은 감정 결과로, 신원을 실종자로 특정했고 사인으로는 의사(목맴)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감정했다”고 밝혔다.

26일 제주시 한림읍의 장기실종자 장미란씨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농장의 베어낸 야자 줄기가 손으로 쉽게 꺾이고 있다 [연합]


이같은 부검 결과가 공개됐지만 유족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장씨 유족은 전날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SBS에 경찰 관계자가 찾아와 “목뼈 하나가 이미 부서져 있다. 이거는 이제 목을 매달 때 부서질 수밖에 없는 뼈”라며 장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족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어디에 끈을 매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것이냐”며 “경찰은 야자수 줄기 하나하나가 얇은데 거기에 걸어서 한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통을 보면 가지가 뿌리 깊은 가지처럼 단단한 부분들이 있다”며 “거기에 걸어서 앉아서 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끝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장씨가 실종 다음 날인 지난 5월 13일 새벽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에서는 휴대전화와 금팔찌 등이 그대로 발견됐고, 저항하거나 다툰 흔적도 확인되지 않아 경찰은 범죄 관련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면서도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