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겨냥…이란 “호르무즈 열려도 군함은 통과 못해”

26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 근처에서 보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관한 합의를 한 이란이 군함은 통항 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25일(현지시간) 국영방송에서 이같이 강조하면서 “페르시아만에 진입하는 상선은 이란 영해를, 진출할 땐 일부 이란 영해와 일부 오만 영해를 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AP 통신 등이 보도했던 바와 비슷한 내용이다. AP 통신은 이란과 오만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페르시아만 진입 시에는 이란쪽 항로로, 진출시에는 오만쪽으로 지나는 항로를 안내하면서 통항 관리 및 서비스 제공에 대한 비용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금지한다는 군함은 사실상 미군은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란을 상대로 해상 봉쇄 작전을 펼치고 있는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상선을 호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리바바디 차관의 이날 발언은 이란의 허가 없이 미국의 군함에 의존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도 경고를 보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최근 미국이 선포한 ‘경제적 왕따 작전’에 대응해 외교전도 벌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제재를 ‘경제적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하고, 이로 인해 이란 국민이 받은 인도적 피해와 영향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제재로 식량, 의약품, 의료서비스, 에너지, 교통 등 국제법에서 제재를 금지하는 인도적 분야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세계 각국에 이란과 합법적 경제·무역 관계를 변경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설계된 미국의 제재를 인정하거나 이행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도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란 핵시설을 사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자신들의 폭격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IAEA를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에슬라미 청장은 “이란은 여전히 전시상황이며 피해를 본 핵시설들이 아직 점검받을 만큼 안전하지 않다”며 “IAEA에 그런 프로토콜이 있지도 않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