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가 던진 포스트시즌 승부수..32인 매치플레이

PGA 투어 브라이언 롤랩 CEO. [사진=PGA 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PGA 투어가 오랜 기간 논란과 수정을 거듭해 온 포스트시즌 최종전 포맷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오는 2028년부터 도입되는 새 시스템의 핵심은 정규시즌 누적 성적에 대한 공정한 보상과 포스트시즌 특유의 극적인 승부 방식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다. 90명의 선수가 스트로크 플레이를 통해 시즌 포인트 챔피언을 가린 뒤, 상위 32명이 2주간 명문 코스를 돌며 순환 개최되는 매치플레이를 통해 최종 우승 트로피를 다투는 구조다.

지난 수년간 페덱스컵 최종전은 잦은 룰 변경에 시달려왔다. 특히 2019년 도입된 ‘스타팅 스트로크(보너스 타수제)’는 시즌 1위에게 10언더파를 먼저 안겨주고 시작하는 기형적 방식으로 인해 일반 스포츠 팬들의 직관적인 이해를 방해하고 마지막 날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브라이언 롤랩 CEO와 미래경쟁위원회(FCC)는 골프의 원초적 승부 방식인 매치플레이와 글로벌 메가 스포츠의 토너먼트 서사를 결합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선수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제도 설계에 참여한 애덤 스캇(호주)은 “투어가 기존의 작위적인 변형을 버리고 틀 밖으로 걸어 나오는 용기를 보여줬다”며 “테니스 그랜드슬램이나 월드컵처럼 2주 동안 서사가 쌓여가는 대회는 골프에서 전례가 없던 시도로 장기적인 상업적 확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역시 “기존 보너스 타수제는 팬들에게 혼란을 줬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즌 내내 꾸준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정규시즌 챔피언으로 예우하고, 플레이오프는 팬들이 갈망해 온 매치플레이로 치르는 분리 방식이 모두가 원하던 그림”이라고 환영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주 차 16강 진입 경쟁과 2주 차 매치플레이의 몰입감은 기존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 짚었으며 김시우는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보다 훨씬 박진감 넘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페덱스컵 2차전인 BMW 챔피언십 우승자인 윈덤 클락(미국)은 “일대일 승부는 보비 존스 시절부터 이어진 골프의 뿌리”라며 사이프러스 포인트, 파인 밸리 등 전설적인 명문 코스 순환 개최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번 개편에 담긴 PGA 투어의 노림수는 ‘중계 몰입도 극대화’와 ‘콘텐츠 다변화’다. 과거 매치플레이 대회는 주말 최종 라운드에 코스 위에 단 두 조(4명)만 남아 중계 화면이 비고 긴장감이 분산되는 치명적인 방송상 한계가 있었다. 2주간 32강 체제로 치러지는 새 포맷은 1주 차 조별 리그와 다양한 순위 결정전을 배치해 방송 분량을 풍성하게 채우고, 주말 내내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화면에 담아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매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으로 고정되어 있던 개최지를 상징적인 명문 코스로 순환시키는 전략도 핵심이다.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매년 새로운 코스 공략의 재미를 선사해 글로벌 스폰서와 팬덤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포석이다.

결국 PGA 투어는 이번 개편을 통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냈다. 정규시즌 성적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프로 스포츠의 ‘공정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32인 매치플레이를 통해 단판 승부가 주는 ‘엔터테인먼트적 쾌감’을 확보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2주 차 순위전 운영의 묘미 등 세부적인 경기 조율이 과제로 남아 있지만 2028년 출범할 새로운 투어 챔피언십은 골프 중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오랜 기간 정체되었던 골프 포스트시즌의 확실한 흥행 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