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숨기려 여장’ 中유학생 살해한 대학 강사, 혐의 일부 자백

25일 오후 11시 50분께 경북 경산경찰서로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호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중국인 대학 강사 정모(30대)씨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부를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북 경산경찰서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는 중국인 유학생 A(25)씨를 지난 20일 새벽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2시쯤 정씨의 주거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비슷한 시간대 중국에 있는 가족과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현재까지 확보된 진술과 영상만으로 정확한 범행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살인 시점은 부검 결과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정씨는 범행 직후 여성 옷을 입고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주거지를 빠져나와 동대구역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주거지로 돌아오는 등 완전범죄를 노린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후 10시 30분쯤 혼자 주거지를 빠져나와 이후 동대구역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 역 인근에서 피해자 휴대전화 전원을 끈 것으로 조사됐다. 동대구역 일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정씨는 다시 주거지로 돌아갔다.

정씨는 이튿날 오후 7시쯤 경찰에 A씨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정씨는 자신을 A씨의 남자친구로 밝히며 “대구로 나간다고 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 A씨 행적은 자신이 다녔던 대학원 앞 편의점과 동대구역 인근 등 2곳에서 포착됐다.

경찰은 정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과 관련한 진술을 이어가는 등 비교적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정씨의 주거지 등을 확인한 데 이어 범행 전후 행적과 시신 유기 장소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전날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28일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씨는 대학원 수료증을 받기 위해 입국한 20대 중국인 여성 유학생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5일 오후 7시 29분쯤 경산시 하양읍 노상에서 정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자 시신에 대한 부검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