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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 홍수로 인명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당시 급류가 국경 마을을 덮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피해 지역은 중국 티베트자치구와 맞닿은 국경지대로,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국경 검문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몸을 피하는 사이 산비탈 위쪽에서 거대한 물줄기와 토사가 순식간에 밀려들었고, 잠시 뒤 화면은 검은 흙탕물로 뒤덮였다.
불과 몇 초 사이 마을은 급류에 휩쓸렸다. 현지 영상에는 흙탕물이 건물과 도로를 삼키듯 밀려드는 장면이 담겼으며, 일부 외신은 홍수가 국경 일대 마을과 기반시설을 순식간에 파괴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홍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일부 현지 전문가들은 지진 영향으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네팔·티베트 국경 지역의 산악지대에서는 빙하 호수 범람이나 산사태성 홍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만큼,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명피해 규모도 계속 변동하고 있다. 네팔 현지 당국은 이날 오후 기준 최소 31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현장 접근과 통신 상황이 좋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네팔 관광당국 집계 기준으로는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 등 여행객 384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피해가 난 라수와 지역은 지난해에도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했던 곳이다. 당시에는 티베트 지역 빙하 위에 형성된 호수가 고온으로 범람하면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고, 9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됐다.
한국인 피해도 확인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밤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번 홍수로 실종된 우리 국민이 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라수와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 및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직원들이다.
현지에서 고립됐던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장관은 이들이 네팔인 등 외국인 직원 200여명과 함께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며, 급파된 우리 영사와 함께 안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도 현지에 파견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국민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라고 지시했다. 또한 “네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실종자 가족 지원과 현장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며 추가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돌발 홍수는 발생 직후 급류 속도가 빠르고 토사와 암석을 함께 쓸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순식간에 커질 수 있다. 특히 국경 산악 지역은 도로와 통신망이 취약해 구조대 접근과 실종자 파악이 늦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현지 당국과 한국 정부의 신속한 공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