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던 남편, ‘잘 지내라’며 사라졌다”…제주 그 경찰, 또 자체 종결

장미란(37)씨 등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지역 현직 경찰관이 지난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 [뉴시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장미란씨 등 실종 신고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 현직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 사건에도 부실 대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12 신고 자료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은 지난달 2일 오후 6시 2분쯤 60대 남성 B씨의 아내로부터 “남편이 6월 28일 집을 나간 뒤 연락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B씨 아내는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 부채가 많다. 아이에게 ‘잘 먹고 잘 지내라’는 말을 했다”고 알렸다. 신변에 위험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까지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A 경장은 B씨의 소재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무사한 것으로 처리해 사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 가족은 장미란씨 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지난 21일 경찰에 다시 신고했으나, 경찰은 다음 날인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A 경장은 앞서 지난 5월 제주 한림읍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사건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 경장은 장씨 연인으로부터 장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장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 목록상에서도 장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씨와 연락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신고 104일 만인 지난 24일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A 경장은 “실종자와 연락했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며 허위 종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경장이 처리·종결한 실종 신고 298건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한편 A 경장은 지난달 22일 제주서부경찰서 여자 화장실에 침입했다가 이 경찰서 소속 여경에 의해 적발돼 성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도 입건된 상태다.

그는 ‘화장실이 급해 들어갔다’, ‘남자 화장실에 휴지가 없었다’고 해명하며 범행을 부인했다.

이후 A 경장이 침입한 경찰서 여자 화장실 천장과 용변칸 위쪽 끝 등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지문과 손바닥 자국 등의 흔적이 나와 경찰이 신원 대조 등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