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우리 바다…74년 후 ‘1년 내내’ 바다 폭염 [세상&]

최근 10년 대비 해양열파 231일 증가
해수면 온도는 최대 2.2도 상승 전망


지난해 7월 전남 여수 가막만 한 가두리양식장 수온이 27.2도를 기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온난화가 가속하면서 바다 폭염도 일상화하고 있다. 최근 10년 해양열파 발생 일수는 평년의 3.7배로 늘었고 21세기 말에는 1년의 80% 이상이 해양열파 기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은 26일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와 해양열파의 과거 변화 및 미래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양열파는 일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 분포의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준을 넘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육상의 폭염에 대응하는 바다의 폭염이라고 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최근 10년(2016~2025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8.1도로 평년(1991~2020년)보다 0.7도 높았다.

특히 해수면 온도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졌다. 1991년 이후 상승 추세는 10년당 0.3도였지만, 최근 10년만 보면 10년당 1.2도에 달했다. 반면 1991~2015년에는 10년당 상승 폭이 0도에 가까웠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해양열파 발생 일수도 83.3일로 평년의 22.6일보다 약 3.7배 늘었다. 평년에는 1년에 약 3.2주 발생하던 바다 폭염이 최근에는 연평균 약 2.8개월 나타난 셈이다. 해양열파 발생 강도 역시 2.1도로 평년(1.9도)보다 0.2도 높아졌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온난화는 전 세계와 비교해도 두드러졌다. 최근 10년간 전 지구 해양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3도, 북서태평양은 0.5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 주변 해역은 0.7도 올랐다.

특히 동해에서 온난화가 두드러졌다. 동해의 최근 10년 평균 해수면 온도는 18.4도로 평년보다 0.8도 높았다. 해양열파 발생 일수는 96.1일로 평년(23.5일)보다 크게 늘었고, 발생 강도도 2.2도로 평년(1.9도)보다 0.3도 높았다.

동해는 해수면뿐 아니라 바다 깊은 곳까지 열이 쌓이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해양 열용량은 일정 수심 범위의 바닷물이 저장하고 있는 열의 총량을 뜻한다. 동해는 바다 표면의 온도뿐 아니라 바닷속에 저장된 열도 다른 해역보다 많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이처럼 해양 내부에 축적된 열이 동해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해양열파 증가가 다른 해역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배경 조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2100년엔 ‘바다 폭염’ 최대 320일 전망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 변화 [기상청 제공]


문제는 이런 변화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기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전망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을 상당히 줄이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도 21세기 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보다 1.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간단계 시나리오(SSP2-4.5)에서는 상승 폭이 2.2도까지 커졌다.

해양열파는 더욱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1세기 말 연평균 해양열파 발생 일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약 304일, 중간단계 시나리오에서 약 320일로 전망됐다. 최근 10년(83.3일)보다 각각 181일, 231일 늘어난 수치다. 1년 중 약 83%, 88%가 현재 기준으로 바다 폭염에 해당하는 날이 될 수 있다.

기상청은 두 시나리오에서 모두 해수면 온도와 해양열파 발생 일수·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만큼 과거부터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으로 해양 온난화가 미래에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나리오별 변화폭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미래 해양 온난화 위험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지구 시스템에서 해양은 대기와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로 극한 기상현상과도 연관돼 국민 생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