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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경찰서.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를 찾아가 살해한 전직 경찰관이 올초 가정폭력으로 아내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전날 오전 0시 30분께 경기도 구리시에서 50대 남성 A씨를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검거했다.
A씨는 지난 23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아내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흉기로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7시쯤 자택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제주에서 1년여가량 경찰관으로 재직한 후 퇴직한 뒤 서울로 거주지를 옮겨 아내와 이혼 소송을 벌이며 별거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A씨는 지난 3월부터 내년 8월까지 B씨의 서귀포시 주거지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있었다.
피의자인 A씨는 지난 23일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됐는데, 당시 강력범죄를 예상할 수 있었으나 시신 발견과 피의자 검거까지 하루가 넘는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의 가족은 지난 23일 오후 2시께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모를 남긴 채 사라졌다며 서울 중랑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중랑경찰서는 A씨의 행적을 확인하던 중 경기 구리시의 한 당구장에서 A씨가 자주 다닌 사실을 파악했고, 같은 날 오후 6시 45분께 구리경찰서로 사건을 넘겼다.
이후 구리경찰서는 내부 조회 등을 통해 A씨가 가정폭력과 관련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4일 오전 A씨의 아내가 거주하는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안전 확인을 위한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서귀포경찰서 관할 파출소 직원들은 24일 오전 8시 22분께 B씨의 집을 찾아갔다. 경찰은 현관 벨을 누르고 경찰차 사이렌을 울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현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경찰이 같은 날 오후 재차 현장을 찾았다가 깨진 유리창을 보고 집 안을 수색한 끝에 B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가 실종 신고된 뒤 약 30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A씨가 22일 서울에서 메모를 남긴 뒤 제주로 이동했고, 23일 오전 3시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기 전에 이미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실종 신고 직후 경찰이 B씨의 안전을 확인했더라도 범행 자체를 막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범행부터 검거까지 약 40시간이 걸린만큼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A씨의 실종신고 이후 경찰의 초기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초 실종 수사를 시작한 중랑경찰서는 “신고가 가정폭력 등 관련 내용이 아닌 자살 의심 신고라 초기에 범죄 연관성을 인지하기에 무리가 있었다”며 “목격된 장소가 구리시로 파악돼 관할인 구리경찰서에 사건을 신속히 넘기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종은 형사과, 주거지 접근금지는 여성청소년과에서 관리하는 등 담당이 분리돼있어 접근금지 명령 사실을 조기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경찰은 A씨를 제주로 압송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 A씨는 범행을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