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배송 기사 표준계약서 첫 도입…과도한 중량물·대체 차량 비용 면제

위탁업무 범위·수수료 지급 등 계약조건 명시
불공정거래 금지하고 사회보험 가입 등 권익 보호
노동부, 기사·운송사·대형마트와 13차례 의견수렴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마트배송 기사가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 차량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거나 과도한 중량물을 배송해야 했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표준계약서가 처음 마련됐다.

고용노동부는 마트배송 업무를 수행하는 노무제공자가 운송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마트배송 직종 표준계약서 및 활용가이드’를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표준계약서는 노무제공자와 사업자 간 공정한 계약 체결을 지원하기 위해 필수 계약조건과 당사자의 권리·의무 등을 담은 권장 계약 서식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택배기사와 방송 스태프 등 총 30개 직종의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마트배송 직종은 택배·화물기사 등 다른 배송 직종과 달리 별도의 표준계약서가 없었다. 이 때문에 기사가 담당해야 할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일방 당사자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노동부는 마트배송 기사와 운송사, 대형마트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13차례 의견수렴을 거쳐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표준계약서에는 위탁업무의 구체적인 범위와 수수료 지급 방식 등 주요 계약조건을 명시하도록 했다. 불공정거래 금지와 사회보험 가입 등 배송기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과도한 중량물 배송을 방지하기 위해 품목별 주문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기사가 불가피한 사유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대신 투입되는 차량의 용차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했다. 사회보험과 산업안전 등 마트배송 기사의 기본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사항도 계약서에 담겼다.

노동부는 계약조건을 분명하게 규정함으로써 기사와 운송사 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표준계약서가 의무계약이 아닌 권장 서식인 만큼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폭넓게 활용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새롭게 마련된 표준계약서는 마트배송 기사들에게 공정한 계약이라는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향후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이 제정되면 서면계약과 현장 분쟁조정 지원 등을 통해 공정한 계약 관행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트배송 직종 표준계약서와 활용가이드는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 근로자이음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