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올여름 '열대야·뜨거운 바다' 탓 유난히 덥다

낮 최고기온 평년 수준, 밤 기온 기록적 상승

연안 해수온도 높아져 해안까지 후덥지근…습도도 '마이애미 수준'

이번 주 LA·롱비치 등 올여름 최고 폭염 예보

열대야를 나타내는 이미지[챗GPT생성]


열대야를 나타내는 이미지[챗GPT생성]

남가주의 올여름 낮 최고기온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더위는 유난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으로 높은 밤 기온과 따뜻해진 바다, 높은 습도가 겹치면서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전문가들은 올여름 남가주의 더위가 수치상으로는 "상당히 전형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낮 최고기온보다 최저기온, 특히 밤 기온의 이례적인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만 놓고 보면 특별히 기록적인 여름은 아니지만 밤에는 이례적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수준의 열대야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해안지역의 더위가 두드러졌다. 평소 남가주 주민들이 폭염을 피해 찾던 해안까지 뜨거워진 데는 최근 이어진 '해양 열파(marine heat wave)'가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공기 중 수분을 증가시켜 습도까지 끌어올린다.

올여름 LA해안지역의 이슬점은 상당 기간 화씨 60도대가 아닌 70도 안팎을 기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72~73도까지 올라갔다. 한 기상전문가는 이를 "마이애미 수준의 습도"라고 표현했다.

높은 습도는 인체의 체감 더위를 더욱 악화시킨다. 특히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낮 동안 더위에 시달린 인체가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전력망을 비롯한 각종 기반시설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폭염 속 정전은 주민들의 고통을 더욱 키웠다. 롱비치에서는 일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6시40분께 시작된 정전으로 2만2,066가구 및 고객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의 높은 연안 수온에 더해 엘니뇨의 영향까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따뜻하고 습한 해안지역의 날씨가 가을은 물론 겨울 전반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장 이번 주에도 뚜렷한 더위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국립기상청은 남가주가 올여름 들어 가장 더운 한 주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LA 다운타운을 비롯해 롱비치와 산타모니카, 버뱅크 등의 기온이 일일 최고기온 기록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고온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기온은 2024년과 함께 1850년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7월 기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미국 여러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보다 밤 최저기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올여름 남가주 주민들이 느끼는 '유난히 지치는 더위'는 단순히 낮 기온이 얼마나 높으냐보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와 뜨거워진 바다, 높은 습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명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