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방역한 식당은 죽어도 안 간다” 유명 레스토랑 수십곳에 DDVP 살포한 업체…中 발칵

본문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중국의 한 방역업체가 수십 곳의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에 독성 살충제인 ‘디클로르보스’(DDVP)를 장기간 살포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식당에서는 해산물이 폐사하는 일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푸젠성 샤먼의 방역업체 ‘샤먼 뤼린썬 환경과기유한공사’는 녹차(绿茶), 셴치반부뎬(先启半步颠), 츠나이(池奈), 펑위안자 홍콩식 다과(凤缘家港式茶点), 위즈스시(鱼旨寿司) 등 수십 개 외식업체에 방역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업체 직원들은 식당 방역에 농업용 살충제인 디클로르보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품을 식기와 테이블, 의자 등에 직접 뿌렸으며 일부 주방에서는 식재료가 놓여 있는 곳 주변에도 살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 직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디클로르보스 원액을 생수병에 옮겨 담고 원래 용기의 라벨을 떼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우리가 방역한 식당은 개인적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죽어도 안 간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의 방역 작업 후 바닥에 남은 액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도 충격적이었다. 녹차와 우텐스시(无添寿司) 식당에서 채취한 잔류 액체에서 디클로르보스 성분이 양성으로 검출됐다. 방역 다음 날에도 일부 식당은 정상 영업을 이어갔다.

해산물이 폐사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비슷한 문제가 10여 개 식당에서 발생했으며, 한 식당 주인이 해산물 폐사 원인을 따지자 업체 측은 “기후나 수조의 산소 공급 문제일 수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당국이 개입한 이후에도 업체가 작업을 계속했다는 점이다. 신경보는 당국이 조사에 나선 날 밤에도 업체가 방역 작업을 진행했으며, 겉으로는 합법적인 저독성 약품인 ‘잔사웨이(残杀威)’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제로는 디클로르보스를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샤먼시 후리구는 24일 공동조사팀을 구성하고 해당 업체의 방역 약품을 샘플 채취해 조사하는 한편 남아 있던 약품을 압수했다. 현재 해당 업체의 후리구 내 영업장은 폐쇄된 상태이며, 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식당들도 잇따라 대응에 나섰다. 셴치반부뎬의 샤먼 매장들은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전면 청소에 들어갔으며, 일부 매장은 식기까지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즈스시는 해당 업체와 수개월 전 이미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고, 펑위안자 역시 계약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디클로르보스는 해충을 죽이는 데 쓰이는 살충제로, 사람에게 노출될 경우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주거지역 사용이 제한되거나 금지돼 있으며, 공공장소 방역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