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씨 유족 “국가배상 검토” 글 올렸다 ‘삭제’…경찰 “타살 흔적 없어” vs 남친 “힘든 일 없었다”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뉴시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104일 만에 발견된 가운데, 유족이 경찰의 초기 대응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논란이 되자 관련 글을 삭제했다. 또 장씨의 남자친구는 “실종 당일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힘든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씨의 사촌동생 A씨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실종됐던 저희 언니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가족들은 당시 제대로 된 수색이 계속됐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었는지, 왜 수색 도중 사건이 종결됐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현재 국가배상청구를 포함한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가배상, 경찰의 직무유기, 위법한 공권력 행사, 실종 사건 대응 분야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됐고, A씨는 다시 올린 글에서 “모든 경찰이 부패한 것도, 모든 경찰이 무능한 것도 아니다”며 “실종자를 찾느라 고생하신 많은 경찰관과 해경, 관계자분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난과 억측, 연관 없는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이날 오전 10시46분께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정밀감식을 거쳐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제주에서 발견된 시신이 장기 실종된 장미란(37)씨로 추정된다며 “아직까지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장씨의 신원 확인 여부를 묻는 질의에 “현재까지는 추정”이라며 “옷과 슬리퍼, 휴대전화가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범죄 피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근거를 묻자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제주경찰청장에게 보고받은 바로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없다는 의미인지 묻는 질의에는 “아직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씨의 남자친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JTBC에 따르면, 장씨의 남자친구는 “장씨가 실종 당일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힘든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에 대한 최초 실종 신고는 지난 5월15일 접수됐다. 하지만 당시 사건을 맡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신고 약 2시간30분 만에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장씨 관련 관리 자료도 함께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가족이 약 두달 뒤 서울 노원경찰서에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다른 실종 신고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했는지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이 경찰관 혼자 종결 처리한 실종 신고가 2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