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참담하고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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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지난달 2일 실종신고를 했으나 허위 종결된 후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의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하며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 씨의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그동안 298건의 실종 사건을 혼자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가운데 허위 종결로 인한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은 장씨의 실종이 최초로 신고된 지난 5월 15일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고, 본인이 위치를 알리길 원치 않는다”며 2시간 30분여 만에 사건을 임의로 종결했다. 하지만 부 경장의 휴대전화 내역에는 장씨와 연락한 기록이 없었다. 부 경장은 실종자를 관리하는 경찰 내부 시스템에서도 장씨와 관련된 기록도 삭제했다. 부 경장이 사건을 허위로 뭉개고 정상적인 수색이 이뤄지지 않던 사이 장씨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모두 삭제됐다. 결국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장씨가 머물렀던 숙소 인근에서 그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부 경장이 같은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60대 남성 실종자도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장씨의 실종을 허위 종결한 정황은 지난달 17일과 19일에 재신고가 접수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사건을 고의로 은폐해 초동 대응을 놓친 데에 대한 공분이 커지자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제주청은 법원이 체포영장을 받을 수 있는데도 긴급체포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지난 24일 부 경장을 석방하자 제주청은 같은 날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 경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날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장씨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 1명이 사건을 마음대로 끝낼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경찰은 ‘실종사건 종결 전 관리자 승인 의무화’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시스템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수기로 팀장, 과장 결재 후에 종결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부 경장 외에도 관리·감독 라인에 대한 감찰도 진행 중이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제주 실종 사건 허위 종결과 관련해 사건 처리 및 지휘 관리 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해 이날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데 대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경찰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보호할 수 있는 국민의 생명을 잃게 됐다”며 “비탄에 싸여계실 가족분들에게 대단히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태와 관련해 경찰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경찰의 사건 지휘 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지시하는 한편 근본적인 쇄신책을 비롯해 경찰 자체 개혁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참담한 마음을 전하고 안타까움을 표했다”고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