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난개발, 심의 불확실성 확대 우려
서울시 “도시계획 일관성 해쳐…재검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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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주민이 선택한 민간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주택공급 속도전’을 위해 당정에서 500세대 이하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인허가가 서울시에 집중된 병목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심의 불확실성과 난개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이양에 필요한 도시 및 주거 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 검토에 나선다. 당정의 결정에 발맞추되 권한이양을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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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시의 정비사업 절차는 크게는 총 9단계로 이중 사업인가 전 이뤄지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정고시(처리기간약 84일) ▷통합심의(처리기간 약 32일) 단계는 서울시가 인허가를 갖는다. 이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 권한은 서울시에 있다. 그 외 정비계획수립, 조합설립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해체 심의 및 인가, 착공신고, 준공인가 등 7개 절차는 자치구에 인허가 권한이 있다.
당정에서는 정비구역 지정 등에 대한 자치구 권한이 확대되면 행정절차가 간소화돼 주택공급의 속도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비사업의 진입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의 인력 문제를 비롯해 난개발, 심의 불확실성 증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5개 자치구가 자체적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진행할 경우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시 통합심의에 약 30명의 위원들이 참여하는데 25개구가 각자 진행을 하면 750명의 가량이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자치구별로 이 업무를 소화할 인력이 당장 준비된 것도 아니고 자치구별 정비사업 추진 구역의 수나 심의 주기도 제각각인데 오히려 심의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청장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정비구역만 무분별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에서부터 준공인가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다. 재개발의 경우 구역 지정 이후에는 건물 신축 등 일정 행위가 제한돼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오히려 비아파트 등을 공급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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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주에 이어 주중 다시 회동 일정을 잡아 용산공원을 비롯해 서울 내 주택 공급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연합] |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추진 사업지가 적은 자치구는 특정 사업장 주민들의 민원이 구청장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표심행정’이 일어날 수 있고 서울시가 맡아오던 조정과 견제의 기능이 약해지면 구역만 난립하는 25개의 서울로 쪼개지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 차원에서 구상하는 도시계획의 일관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권한이양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 상태다. 24일 서울시는 권한이양에 대한 반대입장문을 내고 “정비사업은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적률과 높이 등 도시계획적 지원과 함께 상하수도, 도로 등 도시 인프라 전반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구역지정 권한이 자치구에 이양되면 시 차원의 도시 관리 정책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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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 협의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 |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곳곳에서 분산된 소규모 정비사업이 제각각 움직이면 대규모 사업 대비 효과와 사업성이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원, 도로 등 기반시설 확보는 물론 임대주택과 같은 공공기여를 끌어낼 여력도 제한적이라 결과적으로 난개발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권한 이양 논의가 국토부와 서울시 간 주택공급 이견을 좁힐 협상카드로 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산공원 활용 주택공급, 태릉CC, 그린벨트 해제 등 정부의 구상에 서울시가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보여 온 만큼 인허가 권한 조정안이 오세훈 시장을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한편 오 시장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오는 2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용산공원 주택공급에 대한 2차 회동에 나선다. 지난 20일 첫 회동에서 입장이 평행선을 보인 만큼, 이번에는 주택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될 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