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단위계획으로 개발 ‘판’ 깔리고 내항 수변개발 본격화
K팝 공연장·오션뷰 러닝코스·16만㎡ 수변공원… 내항이 ‘오션 파크’로
신포역~개항장~내항 연결축 주목… 민간사업자 유치·상권 연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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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포동 전경 [사진 이홍석 기자]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과거 ‘서울의 명동’이라 불리울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언제부턴가 인천 원도심의 대표적인 침체지역으로 전락해온 신포동 일대가 도시 재편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말 자유공원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면서 신포동 일대 민간 공동개발의 길이 열린 데 이어 20년 가까이 답보 상태였던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도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실제 사업 단계로 접어들면서 신포동 일대 민간 공동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내항 1·8부두에는 16만㎡ 규모의 수변공원과 2만석 규모의 K팝 공연장, 쇼핑몰, 주상복합시설, 2㎞ 오션뷰 러닝코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단순한 항만 재개발을 넘어 원도심의 도시 기능과 관광 동선을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별개의 사업으로 인식됐던 신포동 민간개발과 내항 1·8부두 재개발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신포역~개항장~차이나타운 ~자유공원~내항’을 잇는 새로운 원도심 개발축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규제 완화’로 민간개발 길 열린 신포동
신포동 일대 개발의 출발점은 지난해 12월 고시된 자유공원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이다.
이 계획은 신포동을 비롯해 신생동·북성동·송월동·내동·전동·인현동 등 약 60만㎡를 대상으로 한다.
장기간 노후 건축물과 상권 침체가 이어진 원도심에 민간자본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완화하고 공동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상복합의 주거 비율을 최대 80%까지 높이고 오피스텔 건립을 허용하는 한편, 공동개발과 권장용도 도입 등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구역별로는 최대 800% 수준의 용적률 적용이 가능해져 과거보다 사업성을 확보할 여지도 커졌다.
무엇보다 의미가 큰 것은 토지와 건물이 잘게 쪼개져 있어 대규모 개발이 어려웠던 신포동에서 여러 필지를 묶어 하나의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실제 지구단위계획 대상지 일부 건물주들 사이에서는 공동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수인선 신포역 인근을 중심으로 민간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신포동이 오랫동안 ‘개발 필요성이 높은 지역’이었다면 이제는 민간이 실제 사업성을 따져볼 수 있는 지역으로 한 단계 이동한 셈이다.
20년 숙원 내항 1·8부두, 마침내 ‘실행 단계’
여기에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이 새로운 변수가 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실시계획 승인은 실제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가기 위한 핵심 행정절차다.
인천시는 오는 12월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는 43만6690㎡ 규모다. 오는 2029년까지 약 6300억원을 투입해 항만 기능이 쇠퇴한 1·8부두를 문화·관광·친수 기능을 갖춘 해양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체 부지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6만㎡를 수변공원으로 조성한다. 축구장 22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2만석 규모의 K팝 공연장과 쇼핑몰, 주상복합시설 등이 들어서고 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2㎞ 길이의 ‘오션뷰 러닝 코스’도 조성된다.
인천시는 자유공원 정상에서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는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K팝 공연장 최대 높이도 당초 120m에서 60m로 낮췄다.
단순한 항만시설 정비가 아니라 ‘바다를 중심으로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도시공간’을 만드는 데 방점이 찍힌 셈이다.
내항이 ‘오션 파크’로… 원도심에 새로운 유동인구 만든다
내항 1·8부두 재개발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개발 이후 유입될 사람의 규모와 성격 때문이다.
기존 항만시설이 시민 접근을 제한하는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수변공원과 공연장, 쇼핑·문화시설 등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공간으로 바뀐다.
이번 실시계획 승인으로 이 사업이 실제 공사 단계로 넘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닫혀 있던 바다가 시민에게 열리고 바다를 찾은 사람들이 다시 원도심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신포동은 ‘도심 안쪽’, 내항은 ‘수변 전면’ 맡는다
두 사업을 하나의 도시공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역할이 보다 명확해진다.
신포동 지구단위계획이 민간개발이 가능한 도시의 틀을 만드는 사업이라면,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사람을 원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대규모 집객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신포동에는 주거와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개발 여건이 만들어지고 내항에는 공원·문화·관광·공연·친수시설이 들어선다.
이 두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신포동과 내항은 서로의 배후수요를 만들어내는 관계가 될 수 있다.
특히 신포역에서 신포동 상권과 신포국제시장, 개항장,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드으로 이어지는 기존 관광·상업축에 내항 수변공간이 연결될 경우 원도심의 공간 구조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신포동과 내항이 물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기능적으로는 단절돼 있었다.
항만 보안구역과 노후한 원도심이 맞물리면서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바다를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항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신포동에서 내항으로 이어지는 보행·관광 동선이 만들어질 수 있다. 반대로 내항을 찾은 방문객들이 신포동 상권과 개항장, 차이나타운 등 주변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된다.
결국 신포동이 ‘도심 안쪽의 주거·상업 기능’을 담당하고 내항이 ‘수변에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문화·관광 기능’을 담당하는 새로운 원도심 구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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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 조감도 [인천시 제공] |
관건은 ‘민간투자’와 주변 관광자원 연결
물론 개발 청사진이 곧바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내항 1·8부두의 경우 공연장과 쇼핑몰, 주상복합 등이 들어설 부지를 민간에 분양해 개발하는 만큼 실제 민간사업자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사업 성패의 핵심 변수다.
수천억원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조성하더라도 핵심 민간시설이 계획대로 들어오지 못하면 ‘반쪽 개발’에 그칠 수 있다.
신포동 역시 마찬가지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사업성이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공동개발은 토지와 건물 소유주들의 합의가 전제된다.
시행사 선정과 자금조달, 사업기간, 분양성 등을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넘어 사업자에게 충분한 사업성을 제공하고 개발된 시설에 실제 방문객과 주민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도시전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내항만 독립적으로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신포국제시장, 개항장, 자유공원 등 이미 존재하는 관광자원과 내항을 하나의 관광·문화 동선으로 연결해야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점’으로 흩어진 개발을 하나의 ‘축’으로 묶어야
결국 신포동과 내항 개발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개별 사업의 완성도뿐 아니라 서로 다른 개발사업을 하나의 도시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신포역세권 주거개발과 신포동 공동개발,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관광자원, 자유공원, 내항 수변공간을 하나의 생활·관광·상업축으로 묶어야 원도심의 정주인구와 유동인구를 동시에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항 1·8부두에는 대규모 수변공원과 K팝 공연장, 쇼핑시설 등이 계획돼 있어 단순한 항만 재개발을 넘어 주변 원도심에 새로운 소비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신포동 민간개발과의 연계 가능성이 크다.
인천 원도심은 그동안 지역별로 도시재생과 개발사업이 추진됐지만 각각의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신포동의 민간개발과 내항 1·8부두 재개발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신포역~신포동~개항장~차이나타운~자유공원~내항’을 하나의 원도심 개발축으로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개발이 아니다. 사람이 거주하고 상업시설에서 소비하고 개항장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바다에서 휴식하고 다시 원도심 상권으로 돌아오는 ‘사람의 흐름’을 새롭게 만드는 도시재편이다.
20년 만에 열린 바다… 신포동에도 기회 될까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오는 12월 기반시설 공사를 시작해 2029년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마무리하고 민간시설은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장한다는 목표다.
20년 가까이 멈춰 있던 내항 개발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신포동 역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규제를 풀어 민간이 움직일 수 있는 ‘판’을 만든 신포동과, K팝 공연장과 수변공원 등을 통해 사람을 끌어들이는 내항이 맞물린다면 인천 원도심은 기존의 쇠퇴와 재생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주거·상업·역사문화·관광·수변공간이 결합된 새로운 도시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개발 효과가 신포동과 내항 일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천시는 신포동 민간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후속 행정지원과 함께 내항에서 신포동·개항장으로 이어지는 보행·교통·관광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민간사업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결국 이번 개발의 진짜 승부처는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고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찾게 만드느냐’에 있다.
20년간 닫혀 있던 내항이 열리고 신포동에 민간개발의 문이 열린 지금, 인천 원도심이 다시 한 번 도시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점’으로 흩어졌던 개발사업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것. 이것이 신포동과 내항 1·8부두 재개발이 인천 원도심에 던진 가장 큰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