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퍼플렉시티 추가 지분투자 논의”

디인포메이션 보도…“기술 라이선스 검토서 지분투자로”

인공지능(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이 소식통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십억달러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투자 라운드가 성사되면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약 41조6000억원)를 넘어서면서 1년 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 때보다 50% 이상 올라가게 된다.

두 회사가 사업적 유대를 강화한 가운데 나온 제안으로 퍼플렉시티의 연환산 매출은 올해 초 2억5000만달러(약 3470억원) 미만에서 7억5000만달러(약 1조4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AI 에이전트 ‘퍼플렉시티 컴퓨터’ 덕분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거래 구조의 변화다. 앞서 엔비디아는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Groq), 네트워킹 하드웨어업체 인페이브릭(Enfabrica)에 적용한 것과 같이 퍼플렉시티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일부 직원을 채용하는 대가로 수십억달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전통적인 지분 투자 방식으로 선회했다. 그록과 인페이브릭 인수는 사실상 우회 인수로 여겨진다.

엔비디아는 지난 20일에도 AI 모델 개발사 풀사이드를 우회 인수했다.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대가로 60억달러를 지급하고 엔지니어 100여명을 채용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엔비디아는 몇 년째 AI 스타트업 업계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며 자사 칩을 빌리거나 사는 수십개 기업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퍼플렉시티에도 이미 여러 차례 투자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이 즐겨 쓰는 챗봇으로 퍼플렉시티를 꼽은 바 있다.

퍼플렉시티는 챗GPT가 웹 검색 기능을 갖추기 전에 AI 검색 엔진을 출시하며 현재 AI 붐 초기 벤처투자자들의 총아로 꼽혔던 기업이다. 이 기업은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모델 개발을 돕는 협의체 ‘네모트론 연합’에 합류하기도 했다.

양사 관계자들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협업을 위해 매주 여러 차례 만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퍼플렉시티는 에이전트형 AI 질문 처리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베라’를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퍼플렉시티는 엔비디아가 대규모로 후원하는 네오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를 통해 엔비디아 칩을 쓰는 계약도 맺은 바 있다.

엔비디아는 중국 개발자들의 오픈 AI 모델에 대한 대항마로 네모트론 오픈소스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개방형 서구 AI 모델이 자사 하드웨어 수요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향후 몇 년간 람다·아마존 등을 통해 자사 칩으로 구축된 서버를 다시 임차하는 데 수백억달러를 쓰기로 합의한 상태로, 스스로 자사 칩의 최대 사용자 중 하나가 됐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CNBC에 기업공개(IPO) 시점으로 2028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상장을 앞두고 사업을 발전시킬 여유를 더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창업 4년째인 퍼플렉시티는 자체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시키지 않고 과제에 맞는 최적의 모델로 AI 요청을 넘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검색엔진과 퍼플렉시티 컴퓨터 외에도 다른 기업이 개발한 오픈소스·비공개소스 AI 모델에 대한 접근권을 판매하며, 매출 기준으로 손꼽히는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엔비디아를 비롯해 액셀, 소프트뱅크 등 투자자로부터 17억달러(약 2조40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