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조정래의 마지막 장편 ‘서리꽃’ 출간 ...“대학 동아리 사랑 이야기”

‘태백산맥’ ‘아리랑’의 조정래 작가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작 장편소설 ‘서리꽃’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소설가 조정래(83)가 신작 장편소설 ‘서리꽃’(해냄출판사·전 2권)으로 돌아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장편소설은 이게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56년간 투쟁하듯 문학과 대적했는데 이제 소홀했던 단편에 집중해보려 합니다”고 밝혔다.

그가 사랑을 본격적으로 화두로 삼은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 시절 시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던 주인공 ‘이재이’와 ‘윤소인’의 사랑 이야기다. 시화전에서 이재이가 쓴 시에 감동한 윤소인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영감을 받은 그림을 그린다. 이재이는 사업가 아버지에게 등 떠밀려 미국 유학을 떠나고 5년 뒤 서울로 돌아온다. 다시 만난 둘은 변해 있었지만 다시 감정이 싹튼다.

사랑 이야기를 선택한 계기는 강연에서 만난 한 독자가 물었던 “왜 역사와 사회에 관한 소설만 쓰고 연애와 사랑에 관한 소설은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서였다. “느닷없는 질문을 받고 멈칫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독자들이 원했던 사랑 이야기가 의미 있겠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조정래는 이번 작품도 컴퓨터 대신 원고지에 글을 썼다. 그 이유에 대해 “컴퓨터로 쓰면 문장이 건조해지고 밀도감이 떨어진다”며 “손으로 한 자 한 자 눌러 쓰면 문장이 제 영혼을 거쳐 나와 훨씬 더 서로를 끄는 탄력과 긴장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197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조정래는 신작을 포함해 그간 68권을 발표했다. 장편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작년 9월 복부대동맥 수술을 받으며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조정래는 ‘작가의 말’을 통해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