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도시계획의 정책 신뢰성 떨어뜨릴 것”
“500세대 이하 추진 사업의 84% 이미 순항 중”
![]() |
| 2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김동구 건축기획관 직무대리가 500세대 이하 자치구 권한이양 관련 서울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윤성현 기자] 서울시는 당정이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인허가권을 기초단체장(구청장 등)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사업기간 단축과 주택공급 증가 모두 기대할 수 없는 조치”라며 “현장의 혼란만 키우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4일 김동구 서울시 건축기획관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이양’ 주장은 서울의 정비사업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구호일 뿐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라며 “개별 자치구 단위 결정은 광역 도시계획을 무너뜨리고 난개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비사업 전체 9개 인·허가 권한 중 조합설립·사업시행·관리처분 등 7개 권한이 자치구에 있다. 만일 당정의 안대로 인허가권이 기초단체장에게 넘어갈 경우 나머지 2개 권한인 ①구역지정을 위한 심의 ②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또한 개별 자치구가 담당하게 된다.
시는 권한이양이 벌어질 경우 서울시 상위계획과 일관되지 않은 도시개발이 이뤄지고 결국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건축기획관은 “정비사업은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적률과 높이 등 도시계획적 지원과 함께 상하수도, 도로 등 도시 인프라 전반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구역지정 권한이 자치구에 이양되면 시 차원의 도시 관리 정책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시는 실질적인 속도 단축 효과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처리 과정은 84일, 가격률은 90% 정도다.
그는 “서울시 권한인 2가지 심의의 소요기간은 약4개월이고 이는 정비사업 전체 기간(12년 기준)의 2.7%에 그친다”면서 “더군다나 500세대 이하 추진 사업 193개소 중 구역 지정 단계인 곳은 31개소(16%)뿐으로 대다수가 이미 자치구의 인허가 과정에 올라 순항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건축기획관은 “통합심의까지 통과한 사업장에도 ‘갈등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민관 합동 TF를 구성하는 등 자치구 단계에서 행정을 지연시키는 사례가 나타난다”면서 “반대 민원으로 구역 지정 자체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기초단체장이 해당 인허가권을 가져가게 될 경우 공공기여 비율과 용도 기준이 일관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건축기획관은 “공공기여 비율과 용도 기준이 자치구마다 달라지면 특혜 논란, 주민 찬반 갈등은 물론 과밀개발과 사업 지연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주거 환경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것”고 했다.
서울시는 소규모 사업 위주의 개발이 전체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본다. 김 건축기획관은 “서울시의 단일한 잣대가 아닌 구청장과 자치구 역량에 따라 별도의 기준으로 정비사업이 움직이게 되면 정책 정합성이 떨어지고 ‘쪼개기 개발’을 늘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서울시는 이번 조치가 기존 사업지들의 순항을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 건축기획관은 “사업 속도를 높일 방법은 권한이양이 아니라 사업을 가로막는 이주비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미 추진 중인 정비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