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16억원 돌파
당정, 관련 세제 개편안 개선 언급
비거주 1주택 과세 20일만에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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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세제개편안’이 발표 20일 만에 사실상 재검토 수순에 들어갔다. 주거 중심의 주택 시장 정착을 목표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일률적 규제를 밝히자, 임대 전세 매물 감소와 중저가 아파트값 상승 등 시장 부작용이 가시화된 데 따른 것이다. ▶관련기사 3·6면
24일 정치권 및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전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8·3 세제개편안’을 재검토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해 비거주1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었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부동산 민심이 급격히 악화한 데다, 비거주1주택에 대한 ‘일률적 잣대’가 시장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기류가 변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비거주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이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선 전월세난에 따른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김 대표가 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 역시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인 파급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움직임에 따른 발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02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 2만3173건보다 2771건(12.0%) 감소했다.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652가구 규모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의 등록 전세 매물은 현재 1건에 불과하고, 3544가구 규모인 관악구 ‘관악드림타운’ 역시 6건에 그친다.
공급(전세 매물)이 줄자 전세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5억7683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7월 6억3082만원으로 11개월 동안 5399만원(9.4%) 올랐다. 한 달도 빠짐없이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을 세제 대책으로 강하게 압박할 경우, 기존 전월세 시장의 주택 공급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집주인이 세 부담을 피하려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면, 해당 물량이 임대차 시장에서 즉시 이탈하기 때문이다.
실거주 전환에 따른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시장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와 가계부채 관리 정책으로 대출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매수 여력이 없는 서민 임차인은 결국 더 열악한 전월세 매물을 찾아 주거 이동을 강제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수요로 보는 것 자체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고 과잉 일반화의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예외 사유를 세밀하게 정하더라도 사각지대는 생길 수밖에 없어 행정적 비용만 키울 수 있다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은 신규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전세 공급 여건이 이미 빠듯하다. 이 상황에서 추가로 실거주 전환을 압박할 경우 임대차시장 불안을 키우는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전월세난 심화에 따라 ‘차라리 집을 사자’는 매수수요가 더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시장에선 정부가 비거주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를 바꿀 경우, 임대차 시장에 번진 매물 급감 우려는 잠시 줄어들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다주택자 등 시장에 임대차매물을 공급하는 이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근본적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 우려가 대기 수요를 매매로 돌린 측면이 있다”며 “정책 수정이 패닉바잉을 막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등록임대사업자의 세 부담까지 급격히 높이면 임대차 공급이 더 줄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정은·윤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