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33%가 ‘빚’인데 은평구는 60%

금리인상시 ‘영끌 청년’ 몰린 외곽 비상
서울 7월 대출지수 은평구 60.17 ‘최고’
2030 몰린 곳 ‘빚비중’↑, 강남 32 불과
경기도에선 동탄 61.64, 기흥도 60 넘어



지난 달 기준금리가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된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높은 대출지수를 보인 곳은 최근 20~30대 청년층의 매수가 이어진 은평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화성시 동탄구가 가장 높은 대출지수를 보였다. 특히 서울의 경우 외곽으로 갈수록 대출지수가 높아 청년들의 이자 부담이 집중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 대출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에서 평균 대출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60.17을 기록한 은평구로 집계됐다. 집합건물 대출지수는 각 집합건물별 매매금액 대비 근저당권 설정액을 나타낸 지표다. 10억원의 아파트를 매수했을 때 대출지수가 60이라면, 해당 아파트로 설정된 근저당권 액수가 6억원이란 의미다.

은평구는 최근 2030세대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대표적인 지역이다.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20대의 은평구 집합건물 매수 건수는 지난 6월 765건에서 7월 887건으로 늘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6%에서 11.8%로 상승했다. 30대 매수 건수도 3979건에서 4300건으로 증가하며 비중이 55.2%에서 57%로 높아졌다.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 셋 중 둘이 2030세대란 뜻이다.

은평구 다음으로는 금천구 역시 60.12를 기록해, 집값 중 60% 넘는 가격이 ‘빚’으로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론 노원구(57.75), 도봉구(57.32), 구로구(57.18) 순으로 이어져, 서울 외곽일수록 대출지수가 더 높았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곳은 대출지수가 더 낮았다. 강남은 평균 32.54의 대출지수를 기록했으며, 송파구(36.02), 성동구(36.42), 서초구(36.66)가 뒤를 이었다.

해당 지역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30억원을 웃도눈 현실과 달리 25억원 이상 가격의 주택은 2억원 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는 등 중복적인 규제가 적용된 데 따른 현상이다.

한편 경기도의 경우 최근 ‘반도체 벨트’의 후광을 얻어 집값이 상승했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가 61.64를 기록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중 가장 높은 대출지수를 보였다. 안산시 동안구(61.27)와 용인시 기흥구(60.22)도 모두 60을 넘어 서울 은평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 역시 최근 생애 최초 주택 매수의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상승한 곳들로 꼽힌다.

특히 동탄의 경우 지난 5월까지만 해도 71.55를 기록하는 등 이른바 ‘빚’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그러다 지난 1월 1일 이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대출이 제한되는 규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대출지수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60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지난 달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을 공식화한 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직격탄이 서울 외곽부터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대출 기준 코픽스 금리는 7월 3.18%을 기록해 전월보다 0.13%포인트 올라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외곽이나 인근 경기도 지역의 경우 가격 및 대출 접근성이 뛰어나 젊은 세대의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단행한 청년, 신혼부부가 급증한 만큼,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면 벌어들인 소득을 부채를 상환하는 데 대부분 써야 해 이는 소비 위축의 부작용 역시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