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잠자던 서울광장 지하 공간, ‘K-컬처 성지’로 탈바꿈

서울시, 시청역~을지로입구역 335m ‘K-문화 스테이션’ 조성
3261㎡ 규모…첫 콘텐츠, 그룹 빅뱅 데뷔 20주년 미디어 전시
24일 개장…“‘펀 스테이션’, 러닝·피트니스 이어 문화로 확장”
오세훈 “서울의 새로운 매력공간으로 만들 것”
오세훈(오른쪽 두 번째) 서울시장이 ‘K-문화 스테이션’에서 그룹 빅뱅 20주년 기념 미디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손인규 기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 지하철 시설 중 40여 년간 시민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지하공간이 K-컬처 공간으로 깨어난다. 서울시는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조성한 시청역의 ‘펀스테이션’인 ‘K-문화 스테이션’을 24일 정식 개장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을지로 입구 서편끝에서 시작해,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소공로 일부와 세종대로까지 이어진다. 서울광장 지하인 셈이다.

K-문화 스테이션은 폭 9.5m, 길이 335m, 총면적 3261㎡로 약 1000평에 이르는 공간에 꾸며졌다. 전국 최초로 조성된 지하상가와 지하철 2호선 선로 사이에 자리하며, 1980년대 초 높이가 서로 다른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공간은 2023년 9월 ‘시민탐험대’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당시에는 환기·소방·피난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아 한시적인 탐험 프로그램으로만 운영했지만 길이 335m의 지하공간을 직접 걸어보려는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통해 새로운 도심 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기존 구조를 바탕으로 콘크리트 벽면과 긴 터널을 빛·영상·음악을 담는 무대로 활용했다. K-문화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에는 매일 오가는 지하철역에서 K-문화를 경험하고 ‘일상에서 문화로 환승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K-문화 스테이션은 공공이 장기간 활용되지 못한 공간을 발굴해 안전한 이용 기반을 마련하고, 전문성을 갖춘 민간이 콘텐츠 기획과 운영을 맡는 공공·민간 협력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가 사업을 총괄 기획하고, 서울교통공사는 환기·소방·피난·전기 등 기반시설 조성을 맡았다. 콘텐츠와 내부공간의 기획·운영은 K-콘텐츠 기반 실감형 콘텐츠 전문기업 크리에이티브 멋이 담당한다.

시청역 펀스테이션 ‘K-문화 스테이션’ 전시장 연출 장면. [서울시 제공]


개장 첫 콘텐츠로는 빅뱅 데뷔 20주년 기념 미디어 전시 ‘BIGBANG 20TH ANNIVERSARY MEDIA EXHIBITION COSMOS(이하 COSMOS)’가 열린다. 빅뱅의 음악과 데뷔 20주년 이야기를 빛·영상·음악으로 재해석해 관람객이 335m 공간을 이동하며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총 11개 체험존에서 미디어아트와 프로젝션 맵핑, VR·홀로그램,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 등을 선보인다.

전시는 이날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매시간 정각 입장하는 1시간 단위 사전 예약제로 하루 12회 진행하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아울러 개장 전시 기간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 등 문화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민 약 1000명을 전시에 무료로 초청한다.

서울시는 K-문화 스테이션을 특정 전시가 끝나면 문을 닫는 일회성 행사장이 아니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상설 문화 플랫폼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번 전시 이후에도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협업 전시, K-패션 전시와 패션쇼, 엔터테크 체험, 브랜드 쇼케이스와 팝업 등 공간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교체해 선보일 예정이다.

시청역 펀스테이션 ‘K-문화 스테이션’ 전시장 입구. [서울시 제공]


이번에 선보인 K-문화 스테이션은 지하철역의 기능을 교통을 넘어 여가·문화·건강으로 확장하는 서울시 펀스테이션 사업의 하나다. 펀스테이션은 역사 안 쓰이지 않는 공간을 발굴해 단순히 오가는 역을 시민이 즐기고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2024년 5월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을 시작으로 건강을 챙기는 뚝섬역, 파크골프를 즐기는 먹골역을 잇달아 개장했다. 서울시는 K-문화 스테이션을 포함해 올해 하반기 생활체육·휴식·문화 등 각 역의 입지와 공간 특성을 반영한 펀스테이션 12곳을 차례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공이 안전하게 문을 열고 민간의 기술과 창의적인 콘텐츠를 더해 스쳐 지나가던 지하철역을 일부러 찾아오는 문화 목적지로 바꿨다”며 “서울 곳곳의 숨은 공간을 발굴해 갈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펀스테이션으로 바꾸고, 시민은 물론 세계의 K-컬처 팬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새로운 매력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