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만 부으면 컵라면 완성”…일본 SNS 뒤집은 ‘찬물 컵라면’ 인기 폭발

닛신, 5년 개발 ‘냉컵라면’ 출시…1~2개월 예상 물량 1주 만에 동나
뜨거운 물 없이 5분이면 완성…매운 김치맛 등 2종 폭염속 ‘시원한 간편식’ 수요 공략
SNS서 두유·차 넣는 조리법까지 유행…홍콩서도 구매 행렬
닛신 냉컵라면 ‘치킨솔트레몬맛’. [닛신식품홀딩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뜨거운 물 대신 찬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이 일본에서 출시 일주일 만에 품절되는 깜짝 히트를 기록했다. 1958년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선보인 일본 닛신식품이 5년에 걸쳐 개발한 제품으로, 무더운 여름철 뜨거운 음식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닛신식품홀딩스가 지난달 20일 일본에서 출시한 ‘냉컵라면’은 판매 시작 일주일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팔렸다.

닛신은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초 1~2개월 동안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물량이 단 일주일 만에 동났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매운 김치맛’과 ‘치킨 솔트 레몬맛’ 두 종류로 출시됐다. 가격은 개당 307엔(약 2900원)이다. 가장 큰 특징은 뜨거운 물이 전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컵에 찬물을 붓고 5분만 기다리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뜨거운 물 대신 찬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이 일본에서 출시 일주일 만에 품절되는 깜짝 히트를 기록했다.[엑스(X)]


인스턴트 라면을 발명한 닛신에도 ‘찬물 컵라면’은 새로운 도전이다.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가 1958년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이후 기본 조리법에는 줄곧 뜨거운 물이 필요했다. 차갑게 먹도록 만든 기존 제품들도 일단 뜨거운 물로 면을 익힌 뒤 식히는 방식이었다.

닛신은 찬물에서도 면이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익도록 하는 새로운 특허 공정을 적용했다. 제품 개발에만 5년이 걸렸다.

블룸버그는 이번 흥행이 일본 인스턴트 라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닛신이 익숙한 컵라면에 새로운 조리법을 적용해 또 하나의 시장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닛신은 도요수산과 산요식품 등 경쟁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 신제품과 새로운 맛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맥쿼리 에쿼티 리서치의 린다 황 애널리스트 등은 “닛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식문화에 맞춰 혁신적인 제품과 맛을 출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냉컵라면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제품을 맛보는 영상뿐 아니라 찬물 대신 두유나 차 등을 부어 면을 불리는 이색 조리법까지 등장했다.

인기는 일본을 넘어 홍콩으로도 번졌다. 홍콩 매체 더스탠더드에 따르면 현지 한 매장이 냉컵라면 할인 행사를 열자 제품을 맛보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뜻밖의 활용법도 주목받고 있다. 닛신 측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물을 끓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조리할 수 있어 재난 등에 대비한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닛신은 생산 확대나 연중 판매, 추가 맛 출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판매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사와 쇼이치 이와이코스모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품이 닛신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가격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독창적인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