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다” 처서 매직 왜 없나 했더니…북태평양 고기압 ‘버티기’에 속수무책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절기상 처서(處暑)인 23일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서울 N서울타워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양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절기상 처서(處暑)였던 일요일에도 전국에 폭염주의보와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졌다. 한반도에 더위를 몰고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과거보다 오래 머무르면서 절기와 실제 날씨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무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지난 19일 오후 6시 서울 전역의 폭염특보가 해제된 지 4일 만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폭염경보가 발효됐고 경남 지역 누적 온열 환자수는 304명까지 늘어났다. 전북 또한 낮 최고온도가 35도에 이르며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서울 서남권 지역에 열대야주의보가 발효된다. 열대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고, 밤 최저기온이 기상청장이 정하는 지역별 발효기준값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서울의 경우 26도를 기준으로 한다. 강서·관악·양천·구로·동작·영등포·금천구 등 7곳이다.

이처럼 처서에도 무더위가 지속되는 이유는 한반도에 더위를 몰고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은 미국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중심을 둔 거대한 ‘공기덩어리’다.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로 확장할수록 한반도 남쪽 바다의 뜨겁고 습한 공기가 내륙으로 유입돼 후덥지근한 날씨가 나타난다. 또 고기압에서는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하강기류가 형성되는데, 이는 구름이 생기는 것을 막아 지면을 뜨겁게 하고 기온상승으로 이어진다.

기상청이 지난 7월 우리나라 폭염과 열대야 발생 특성 변화에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동안 8월 하순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에 머물고 있다. 이때문에 열대야 종료일이 8월 중순~9월 상순경으로 10~20일가량 늦어지고, 남해안과 제주에는 폭염 종료 이후에도 열대야가 9월 상순까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처서 이후에도 폭염이 이어져 8월 하순 전국 평균기온이 27.8도로 평년 대비 3.9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