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지휘 없이 수사한다…노동부, 노동감독관 수사역량 대폭 강화

개정 형사소송법 10월 시행…독자적 수사 완결성 확보
신규감독관 8주 ‘수사학교’ 신설…모의사건 34건 직접 수사
관리자 890명도 전원 교육…검찰·경찰과 3단계 수사지휘 체계 구축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 노동감독관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오는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노동관계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는 노동감독관의 수사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신규 노동감독관에게 실제 사건과 유사한 모의사건을 직접 수사하도록 하고, 재직 감독관에게는 형사법 교육을 의무화한다. 팀·과장부터 기관장까지 이어지는 자체 수사지휘 체계도 구축한다.

고용노동부는 24일 세종에서 전국 기관장 대상 ‘수사지휘 워크숍’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노동감독관 수사역량 강화 교육계획’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번 개편은 오는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대비한 조치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서 노동감독관이 수사 전 과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수사 전문성과 자체 지휘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교육체계 개편의 핵심은 ▷신규감독관 수사전문성 제고 ▷재직감독관 수사전문성 제고 ▷중층적 수사관리체계 구축 등 세 가지다.

우선 신규감독관 교육과정 12주 가운데 8주를 실습 중심의 ‘수사학교’로 운영한다. 지난 5월 입교한 신규감독관 206명부터 처음 적용해 이미 교육을 마쳤다.

수사학교에서는 교육생이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실제 수사 절차를 그대로 경험하게 한다. 전담 교수진이 실제 신고사건 316만건을 분석해 개발한 34개 모의사건을 활용해 교육생이 사건 접수부터 내사·수사·종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처리하도록 했다.

수사학교 평균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했다. 노동부는 교육을 마친 신규감독관 전원을 지난달 27일 현장에 배치했으며, 12주간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현장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재직감독관 교육도 이론 중심에서 실습·전문기법 중심으로 바꾼다. 그동안 외부기관에 의존해 희망자 위주로 진행했던 수사교육을 노동부 자체 교육체계로 전환한다.

지난달부터 전체 감독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형사법 온라인 과정을 개설했으며, 과장·팀장은 심화과정을 오는 9월까지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실제 수사기록을 활용해 조사부터 증거 확보, 법리 검토 및 판단까지 수사 전 과정을 직접 분석하는 ‘케이스스터디’ 실습과정도 도입한다. 현재 경찰대 산학협력단과 공동 개발 중이며 연내 표준과정을 시범 운영한 뒤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등 주요 이슈로 확대할 방침이다.

강제수사와 조사면담, 디지털포렌식 등 전문 수사기법 교육도 대폭 강화한다.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에 대응해 노동부 내부 수사관리체계도 손질한다. 개별 사건은 팀장·과장이 실질적으로 수사를 지휘하고, 기관장은 사건을 총괄·조정하면서 검찰과 협업하는 ‘3단계 중층적 지휘·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중간관리자는 쟁점관리자 역할을 맡아 수사지휘자료를 전담하고 사건기록 검토와 보강지시, 송치의견 검토, 사후 코칭을 담당한다. 기관장은 관내 수사지휘 체계를 확립하고 부서 간 판단 편차를 조정한다.

검찰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법률 자문이 필요한 사건은 초기 단계부터 협의하고 다기관 연계 사건의 공조 절차도 표준화할 계획이다.

관리자 교육도 별도로 진행한다. 노동부는 이날 기관장 49명을 시작으로 법 시행 전까지 관리자 전원인 890명을 대상으로 12차례에 걸쳐 소규모 토론식 워크숍을 진행한다. 실제 수사지휘 사례를 토대로 수사 방향 결정부터 증거 검토, 공소 유지까지 단계별 보완점을 점검한다.

지방관서별로 검찰·경찰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인사 때에도 수사 경력자를 중대재해수사과 등 수사 전담 부서장으로 우선 배치할 방침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모든 노동감독관이 독자적인 수사 완결성을 확보하려면 조직 전체가 준비돼야 한다”며 “관리자의 수사 리더십과 실무자의 전문성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육과 시스템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