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캐나다산 200억달러 규모에 50% 관세 부과
캐나다도 철강·낙농품·가전·농기계 등 관세 예고
美 “당분간 재협상 계획 없어” 갈등 장기화 가능성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막판에 결렬되면서 양국이 본격적인 ‘관세 맞불’에 들어갔다. 미국이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자 캐나다도 대규모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미국 역시 추가 대응을 시사하면서 오랜 우방인 양국의 통상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산 철강과 낙농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 등을 대상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품목별 관세율은 추후 공개하며, 새 관세는 다음 달 8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같은 날 0시부터 약 200억달러어치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이다. 미국의 관세 대상에는 일부 유제품을 비롯해 맥주·와인 등 주류와 하키용품, 기계류, 섬유, 시멘트, 가구 등이 포함됐다.
양국은 직전까지 무역협정 타결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며 합의에 근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1일 밤 최종 협상 과정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내놓은 최종안을 ‘나쁜 거래’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압박을 두고 “공격받고 있다”며 양국이 사실상 “전쟁 중”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미국 측이 협상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도 제공하는 것은 지나치게 적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조건으로 프랑스어와 문화산업 관련 요구를 거론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 측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프랑스어 콘텐츠 지원 정책과 문화산업 보조금, 상품 포장의 프랑스어 표기 의무 등을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과 포괄적인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프랑스어와 프랑스계 문화, 캐나다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요구가 제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의 주권이나 핵심 산업을 훼손할 수 있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도 즉각 추가 대응 가능성을 열어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캐나다와 새 협상을 진행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어 대표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캐나다 측에 돌렸다.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자동차, 목재 등에 적용되는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캐나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이미 다른 대미 수출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는 무역 합의에 근접한 듯했으나 21일 밤 막판 협상이 결렬됐다.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은 22일 0시를 기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대상 품목은 일부 유제품과 맥주·와인 등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이다.
양측이 협상장에서 물러난 채 보복 조치 수위를 높이면서 북미 통상질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약 8892㎞에 이르는 국경을 공유하고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된 핵심 교역국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와 무역정책을 둘러싼 충돌이 반복돼 왔다.
캐나다는 이번 갈등을 계기로 미국에 편중된 교역 구조를 바꾸는 작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니 총리는 미국 이외 국가들과 교역을 확대하는 경제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내에서는 갈등이 더 격화할 경우 석유·가스·전력 등 미국이 의존하는 에너지 수출까지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