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뒤 불청객’ 조심…말라리아 모기, 서울 14개 자치구서 나왔다 [서울N]

서울 25개 자치구 중 16곳서 감염병 매개 모기 채집
14개구서 말라리아 매개모기…5개구서 뎅기열 매개모기
모기, 폭염 약했던 7월까지 많다 8월 초 폭염에 활동 줄어
서울시 “고인 물 제거하고 야외활동 시 긴 옷 입어야”


한 어린이가 모기에 물린 팔을 보고 있다. [헤럴드 DB]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감염병을 옮기는 모기가 서울 지역 25개 구 중 64%인 16개 구에서 채집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14개 구, 뎅기열 매개모기는 5개 구에서 나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5개 자치구 특정 지역에만 모기를 채집하으로,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이들 모기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최근 최고기온이 낮아지는 등 폭염이 주춤하면서 모기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어, 서울시는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헤럴드경제가 오금란(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입수한 ‘서울시 매개 모기 채집 현황(6월 4주차)’을 분석한 결과 25개 자치구 중 총 16개 구에서 감염병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말라리아)’와 ‘흰줄숲모기(뎅기열)’가 채집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매년 3월부터 모기를 채집하고 있다.

얼룩날개모기는 총 41마리가 채집됐다. 구별로 보면 용산구가 10마리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5마리 ▷중랑·강동구 각 4마리 ▷구로·금천구 각 3마리 ▷도봉·양천·영등포·강남구 각 2마리 ▷중·동대문·강북·강서구 각 1마리가 잡혔다.

흰줄숲모기는 총 7마리가 채집됐다. 광진구에서 가장 많은 3마리가 잡혔고, 도봉·은평·영등포·금천구서 각 1마리가 잡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감염병 매개모기 감시 결과를 공개하면서 올해 전체 모기 발생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평년 대비 2주, 뎅기열 등 해외 유입 감염병 매개 모기는 1주가량 빨리 채집됐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발생 추이를 보기 위해 각 자치구의 특정 지역에서만 (모기를) 채집한다”며 “어떤 지역에서 매개 모기가 많이 채집됐다고 해서 그 지역이 특히 감염병에 취약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역이 감염병 매개모기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모기 채집을 위한 유문등.[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3급 감염병에 속하는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에 의해 전파되며 사람 간 직접 전파는 발생하지 않는다. 초기 증상은 두통, 식욕부진, 오한과 고열이 나타나고 체온이 상승해 춥고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뎅기열 역시 3급 감염병에 속한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에 물려 전파되는데 주로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견되는 흰줄숲모기에 의해서도 전파가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출혈 등이 나타나고 종종 쇼크와 출혈로 사망하기도 한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 기준 서울 전역에서 채집된 얼룩날개모기는 278마리, 흰줄숲모기는 47마리였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모기 발생이 확 줄었다. 서울에서 채집된 전체 모기 수는 6월 말에서 지난달 중순까지 주간 평균 600~800마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첫째 주에는 500마리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모기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온도가 25~27도 사이인데 8월 초부터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며 모기의 노화가 빨리 진행돼 생애주기가 짧아졌다”며 “또 더운 날씨로 모기가 서식하는 물웅덩이도 말라 모기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여름철 해외여행객이 늘고 국제교류가 늘면서 서울에서도 뎅기열 등 해외유입 감염병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에서 이달 12일까지 발생한 해외유입 감염병은 총 83건으로, 이 가운데 말라리아 11건, 뎅기열이 8건을 차지하며 매독(39건)에 이어 가장 많았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폭염이 상대적으로 잦아들어 모기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감염병 예방을 당부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집 주변 고인 물은 제거하고 야외 활동 시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모기기피제를 사용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