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그 남자, 18년 도주극 막 내렸다…국내에 마약 53억원 유통한 마약사범 검거 [세상&]

분실여권으로 존재 감춰 밀입국
중국 단둥에서 검거 후 강제 추방


중국에서 검거 후 추방된 A씨가 지난 14일 연행되는 모습. [서울경찰청]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마약사범의 18년 도주극이 막을 내렸다. 해당 마약사범은 필리핀에서 국내를 겨냥해 마약을 유통한 범행이 적발된 뒤 중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검거돼 한국에서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21일 필리핀 현지에서 운반책을 포섭해 국내로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한 혐의로 해외총책 A씨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필리핀에 체류하며 국내로 마약을 유통했다. A씨는 현지에서 국내로 마약을 유통할 운반책 B씨를 포섭했다. 포섭한 B씨를 통해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국내로 마약을 밀수했다.

운반책 B씨는 배낭에 필로폰 총 1.6㎏을 숨겨 마닐라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밀수했다. 당시 밀수한 필로폰의 가액은 53억원어치로, 약 5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8년부터 수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08년 10월 다른 마약 사건 수사를 피해 중국으로 도주했다. 그 후 필리핀과 중국을 오가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존재를 감추기 위해 현지에서 타인의 분실 여권을 구매해 중국으로 밀입국해 감시망을 피해왔다.

그러나 해외 도피 18년 만인 지난 7월 8일 중국 단둥 공안국에 적발됐다. 중국은 지난 13일 A씨를 국내로 강제 추방했다. 이 사실을 인지한 주 선양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우리 경찰에 A씨의 입국 일정 및 정보를 공유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A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6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해외 장기도피 사범은 결국 국내외 관계기관의 촘촘한 공조를 통해 검거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경찰은 앞으로도 국경을 초월한 마약범죄에 대해서 국내외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