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장 임용후보자 5명 압축… 면접 하루 뒤 선발, 내정 의구심

인천시, 8명 중 5명 통과… 25일 면접·26일 임용후보자 선발 통보
‘상하이 스캔들·뇌물수수’ 논란 후보들도 포함 여부 최대 관심
도덕성 검증 제대로 이뤄졌는지 그 결과에 주목

제9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1차 임용후보자 5명 발표 .[인천시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공모에 지원한 8명 가운데 5명이 1차로 통과하면서 최종 인선 절차가 본격화됐다.

그러나 8명의 지원자를 5명으로 압축한 뒤 불과 하루 동안의 면접을 거쳐 다음 날 최종 임용후보자를 선발한다는 일정에 대해 인사검증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지 우려된다.

특히 이번 공모에는 과거 ‘상하이 스캔들’ 관련 논란이 제기된 중앙정부 고위간부 출신과 과거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해임된 전직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출신 인사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5명의 면접 대상자에 포함됐는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인천시는 이들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얼마나 철저하게 검증했는지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광역시인사위원회는 지난 21일 ‘2026년 제3회 인천광역시 개방형직위 공개모집 형식요건심사 합격자 결정 및 적격성(면접) 심사 시행계획’을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형식요건심사 합격자는 모두 8명이 지원해 5명으로 압축됐다.

이들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인천시청 본관에서 적격성 면접을 받는다.

그런데 이후 일정이 눈에 띈다. 인천시는 오는 26일 임용후보자 선발 통보, 이어 28일 임용후보자 우선순위 결정 추천 일정을 잡았다.

면접 후 하루만에 임용후보자 최종 선발… 시간상 가능한가

결국 25일 오후 면접을 실시하고 사실상 다음 날인 26일 임용후보자 선발 결과를 최종 통보하는 구조다.

물론 면접 다음 날 결과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절차상 하자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 공공부문 채용에서도 면접 직후 또는 다음 날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천경제청장 자리가 일반적인 채용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인천경제청장은 개방형 1급 직위로 송도·영종·청라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와 개발계획, 각종 대형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다.

특히 민간사업자와 투자자, 건설업계 등과 직접 접촉하면서 사업계획과 인허가, 투자유치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업무능력뿐 아니라 청렴성·도덕성·이해충돌 여부 등에 대한 검증 역시 중요하다.

그런데 5명의 후보를 25일 면접하고 다음날 임용후보자를 선발한다면 의문은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수 있다.

면접을 하루 만에 끝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후보자에 대한 검증까지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이미 사실상 최종 후보가 정해진 상태에서 면접은 형식적인 절차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될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지 특정 후보가 사전에 내정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내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5일 면접을 실시하고 바로 다음 날 임용후보자 선발을 통보하는 일정인 만큼, 인천시는 오히려 누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고 면접 이후 어떤 절차를 거쳐 후보자가 결정되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하이 스캔들·뇌물수수’ 논란 후보 2명도 5명 포함 여부 관심

이번 공모가 더욱 민감한 이유는 일부 지원자들의 과거 공직윤리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관련기사 본보 20일자 ‘상하이 스캔들·뇌물수수에 휘말린 인천경제청장 공모… 도덕성 검증 시험대 오르나’ 보도>

앞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지원자 가운데에는 과거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과 관련된 중앙정부 고위간부 출신 인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지원자는 과거 인천경제청장 재임 당시 개발사업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됐고 이후 해임된 전력이 있는 전직 경제청장 출신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2명이 이번에 형식요건심사를 통과한 5명에 포함됐는지는 현재 공개된 응시번호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이 면접 대상자라고 단정하는 것도, 탈락했다고 단정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섣부르다.

오히려 이 때문에 인천시의 검증 과정 자체가 공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8명의 지원자 가운데 5명을 어떤 기준으로 압축했는지, 형식요건뿐 아니라 과거 징계·형사처벌·공직윤리 문제 등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했는지,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 지원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증이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박찬대 시정부 첫 경제청장 인선… ‘속도보다 검증’ 필요

이번 인선은 박찬대 인천시장에게도 중요한 첫 인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2월 윤원석 전 청장이 물러난 뒤 장기간 청장 공백이 이어졌다. 이번 공모는 사실상 8개월 가까이 이어진 공백을 끝내기 위한 절차다.

하지만 공백이 길었다는 이유로 인선을 서두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송도 6·8공구 개발, 바이오 특화단지, 영종·청라 개발, 강화남단 경제자유구역 확대, 외국인 투자유치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결국 새 경제청장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업무 경험만이 아니다.

수조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중앙정부와 민간사업자를 설득해야 하는 만큼 전문성·추진력과 함께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번 인선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5명 가운데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5명을 어떻게 검증하고 하루 만에 어떻게 우선순위를 결정하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25일 면접 이후 26일 임용후보자 선발 통보라는 일정 때문에 인천시가 충분한 숙의와 검증을 거쳐 결론을 내리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된 후보를 면접 절차를 통해 확인하는 것인지에 대한 불필요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주변에서의 우려 대상이다.

인천시는 최소한 면접위원의 평가 기준과 후보자 검증 절차, 면접 결과와 우선순위 추천 과정이 어떻게 구분되는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인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경제청장 공백을 끝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적임자를 선택하느냐’다.

특히 과거 공직윤리 논란이 제기된 지원자가 실제 면접 대상자에 포함됐다면 이에 대한 검증 결과 역시 인천시가 설명해야 할 중요한 대목이다.

8개월의 공백을 메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또 다른 인사 논란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박찬대 시장의 첫 경제청장 인선이 ‘속전속결 인사’로 비칠지, 아니면 철저한 검증을 거친 ‘신뢰의 인사’로 평가받을지는 결국 인천시가 이번 압축된 일정 속에서 얼마나 투명하게 검증 과정을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