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관련자로부터 향응·선물 받고도 미신고·미반환…노동부 징계 요구
담합신고 담당자엔 경고…관련 업체 계약 해지 여부도 검토 지시
![]() |
| 건설근로자공제회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정보시스템 구축 계약과 관련해 담합 신고를 받고도 정식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정보시스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이 직무관련자로부터 향응과 선물을 받고도 이를 신고하거나 반환하지 않은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 감사관실은 지난 5월 1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설근로자공제회 감사 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노동부는 공제회의 정보시스템 개발 및 사업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정보시스템 계약업무 부적정과 청탁금지법 위반 사례를 확인했다.
공공기관은 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찰자나 계약 상대방과 청렴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입찰·낙찰이나 계약 체결·이행 과정에서 입찰가격을 사전에 협의하거나 특정 업체를 낙찰시키기 위해 담합하는 등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입찰이나 낙찰을 취소하거나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제회는 정보시스템 구축 계약과 관련해 담합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정식 조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감사보고서에서 공제회가 담합 신고를 “정식 조사 없이 종결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담합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실제 담합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식 조사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사안을 끝낸 것이다.
노동부는 담합 신고를 정식 조사 없이 종결처리하는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담당자들에게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정보시스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의 부적절한 처신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 결과 해당 직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향응과 선물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받은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고 반환하지도 않았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 이하의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노동부는 해당 직원의 행위가 청탁금지법 등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노동부는 해당 직원에 대해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청탁금지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해당자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대상자 위반 사실을 통보하도록 했다.
공제회 내부에 유사 사례가 더 있는지도 들여다보도록 했다. 노동부는 정보시스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자체 조사하고, 부패 취약 업무에 대한 모니터링 등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등 관련 법령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도록 요구했다.
계약에 대한 후속 조치도 주문했다. 노동부는 관련 계약 법령에 따라 관련 업체와의 계약을 전부 또는 일부 해제·해지할지 검토한 뒤 적법하게 조치하도록 했다.
다만 감사보고서는 담합 신고와 직원의 향응·선물 수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담합 신고 대상 업체와 향응·선물을 제공한 직무관련자가 동일한 업체 소속인지 여부도 공개된 감사보고서에서 밝히지 않았다.
노동부는 이번 감사 총평에서도 정보시스템 사업 운영 과정의 관리·감독 문제를 별도로 지적했다. 정보시스템 유지보수업체 담합 신고에 대한 조사 등 후속 조치가 미흡했고, 담당 부서 직원이 업체로부터 식사 등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근로자의 퇴직공제사업과 복지 증진, 직업능력 개발 등을 수행하는 기타공공기관이다. 노동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계약·예산·인사·사업 운영 등 기관 운영 전반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